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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자연] ‘녹은 얼음 탓’에 길 잃은 북극곰, 캐나다서 총살 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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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나다 퀘백주의 한 마을에 나타난 북극곰의 마지막 모습. 당초 북극곰을 원래의 서식지로 되돌려 보내는 방안이 검토됐으나, 이동 과정이 북극곰에게 안전하지 않다는 판단하에 결국 사살됐다.

캐나다 경찰이 퀘벡의 마을을 배회하는 북극곰을 발견한 뒤 총으로 쏴 죽였다. 당시 북극곰은 북극의 녹아내린 얼음 때문에 생긴 낯선 길에서 방향을 잃고 멀리 이동한 것으로 추측된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 해외 언론의 3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1시 경, 캐나다 북동부 가스페 제도 경찰들은 마을 안에서 어슬렁거리는 북극곰이 있어 외출이 어렵다는 주민들의 신고를 받았다.

현지 주민이자 최초 신고자인 소피 보네빌은 “함께 산책을 나온 반려견이 갑자기 짖었고, 이후 집 근처에서 북극곰을 발견했다”면서 “북극곰은 멀리서 우리 가족을 지켜보다 숲 쪽으로 몸을 돌렸다. 이후 곧장 야생동물 관리소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 현지 주민이 촬영한 북극곰 발자국

또 다른 주민인 진 버거론은 눈 위에 선명하게 남아있는 곰의 발자국을 포착하기도 했다. 현지의 야생동물 관리국은 주민들에게 북극곰의 위치가 파악될 때까지 외출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해당 북극곰은 이튿날인 지난 1일 오전, 경찰과 야생동물 전문가들이 드론과 헬리콥터로 공중 수색을 하던 중 확인됐다. 당초 북극곰을 원래의 서식지로 되돌려 보내는 방안이 검토됐으나, 이동 과정이 북극곰에게 안전하지 않다는 판단하에 결국 사살됐다.

전문가들은 가스페 제도에서 발견된 북극곰이 원래의 서식지인 동부 래브라도를 떠나 강을 헤엄쳐 마을로 들어왔다고 추측했다. 원래의 서식지와 발견된 장소의 거리는 322㎞에 달한다.

도미니크 베르토 퀘백대학 교수에 따르면 래브라도에 서식하는 북극곰은 얼음이 녹는 계절이 오면 서서히 북쪽으로 이동하지만, 기후변화로 얼음이 녹아내리면서 원래 이동 방향인 북쪽이 아닌 남쪽에도 바닷길이 열렸다.

베르토 교수는 “북극곰이 바닷길을 이동하는 과정에서 방향을 잃고 엉뚱한 지역으로 흘러든 것으로 보인다”면서 “기후변화로 녹아내리는 얼음의 양이 늘면서, 서식지 이외의 지역에서 북극곰을 마주하는 일은 더 잦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캐나다 현지 언론인 CBC 방송은 “최근 몇 주 동안 정상 이동 범위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몇몇 북극곰의 모습이 포착돼 왔다”고 전했다.

기후변화로 길 잃고 먹이 잃고...남은 북극곰 고작 2만 5000마리 

한편 기후변화로 길을 잃거나 먹잇감을 찾다가 사람이 사는 마을로 들어선 북극곰이 사살되는 사례는 꾸준히 나오고 있다.



지난해 8월 AFP통신에 따르면 그린란드에서는 이상기후로 먹이를 잃은 북극곰이 민가를 습격하는 일이 발생했다. 당시 전문가들은 북극곰이 사냥터인 빙하가 줄어들자 먹이를 찾아 육지로 더 멀리 이동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현재 지구상에 남아있는 북극곰은 약 2만 5000마리로 추정되며, 2100년에는 멸종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 바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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