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여기는 남미] 곤히 잠자다 지하로 쿵! 가정집 싱크홀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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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의 집 거실에 생긴 싱크홀. 구조대가 내린 사다리가 보인다. 프로세소

이런 일을 두고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는 말을 쓰는 것 같다. 곤히 잠을 자다 갑자기 발생한 싱크홀(?)에 빠진 청년이 구조됐다. 

멕시코 시날로아주(州) 쿨리아칸에서 최근 벌어진 일이다. 

마르틴 리오스(26)는 거실에서 1인용 쇼파에 앉아 TV를 보다가 그대로 잠이 들었다. 피곤해서 잠이 든 청년을 가족들은 깨워서 방으로 보내지 않았다. 

이렇게 잠든 청년은 새벽 3시30분쯤 쿵하는 굉음과 함께 어디론가 추락했다. 얼마나 굉음이 컸는지 나중에 알고 보니 잠에서 깬 이웃도 여럿이었다. 

청년이 떨어진 곳은 칠흑 같은 암흑 같은 어둠이 깔린 어딘가였다. 떨어지면서 잠이 깬 청년은 "여기가 지옥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공포가 엄습했다"고 말했다. 

청년이 추락한 곳은 하필이면 청년이 앉아서 잠이 든 1인용 쇼파가 놓여 있던 곳 바닥에 활짝 열린 싱크홀이었다. 

청년은 도와달라고 정신없이 고함을 치기 시작했고, 깜짝 놀라 잠에서 깬 가족들이 달려갔다. 그의 부친은 "아들의 다급한 외침을 듣고 달려가 보니 아들은 온데간데없고, 거대한 구멍이 뻥 뚫려 있었다"고 말했다. 

새벽에 소방구조대가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진 끝에 청년은 무사히 구조됐다. 싱크홀의 깊이는 2m가 넘었다. 

평범한 가정집 거실에 갑자기 싱크홀이 생긴 건 무슨 이유에서였을까. 사뭇 궁금할 법도 한 일이었지만 정작 청년과 가족들은 이런 궁금증이 생기지 않았다고 한다. 오래 전 들은 말이 있기 때문이다. 

청년이 떨어진 곳은 마약카르텔이 판 지하터널이었다. 약 10년 전 군은 청년이 사는 동네의 한 주택에서 공사를 했다. 마약카르텔이 임대한 집에서 지하터널을 파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군은 지하터널의 입구를 봉쇄했다. 싱크홀이 생긴 곳은 바로 지하터널이 지나는 곳이었다. 

10년 가까이 방치된 터널의 지지대가 방치된 채 노후화하면서 청년을 잡아 삼킨 싱크홀이 생긴 것이었다. 

사고가 발생하자 쿨리아칸 당국은 부랴부랴 안전검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마약카르텔이 판 지하터널이 밑으로 지나는 가정주택이 최소한 10여 곳에 달해 다른 집에서도 싱크홀 사고가 발생할지 모르는 일이었다. 



청년은 "지하터널이 있다는 말은 들었지만 까맣게 잊고 지냈다"면서 "아직도 꿈에서 지옥에 다녀온 기분"이라고 황당해했다. 

임석훈 남미 통신원 juanlimm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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