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그릴에 얹혀 있던 20kg 고깃덩이, 정체는 보호종 바다사자 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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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바다사자 바비큐 현장을 수색 중인 칠레 경찰. 칠레 경찰

진짜 견딜 수 없을 만큼 배가 고팠던 것일까. 아니면 맛이 궁금했던 것일까. 

보호종인 바다사자를 잡아 바비큐를 해먹던 외국인 일당(?)이 칠레 경찰에 체포됐다.

칠레 아리카의 해변에서 최근 발생한 사건이다. 익명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바닷가에서 숯불을 피고 바다사자 바비큐를 먹던 남자 4명을 환경법 위반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바다사지 바비큐 파티를 벌이던 남자는 콜롬비아인 2명, 베네수엘라인 2명 등 모두 외국인이었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남자들은 그릴에 바다사자 고깃덩이를 올려놓고 열심히 굽고 있었다. 중량이 20kg 이상 나가는 커다란 고깃덩이였다. 

고깃덩이의 출처를 추궁하자 남자들은 잠시 머뭇거렸지만 이미 경찰이 신고를 통해 전후 사정을 파악한 사실을 알고는 사실을 털어놨다. 남자들이 도륙한 바다사자의 가죽은 주변 모래사장에 판 구덩이에서 발견됐다. 바다사자를 도륙할 때 사용한 칼 2자루도 현장에서 증거물로 압수됐다. 

남자들은 칠레에 입국했지만 마땅한 직업을 찾지 못해 고생하던 이주민들이었다. 마땅한 거처가 없어 바닷가에 허름한 움막을 짓고 4명이 함께 숙식했다. 

경찰은 "바다사자 바비큐를 할 때 사용한 그릴도 철사를 엮어 스스로 만든 것이었다"며 "벌이가 없어 생활고에 시달린 것 같았다"고 말했다. 

끼니 걱정이 하루 일과였던 남자들은 해변에서 바다사자를 보고 고기 생각이 났다고 한다.

작정하고 백정으로 변신한 네 남자는 힘을 모아 바다사자를 잡은 뒤 해변에서 도륙했다. 이 광경을 목격한 누군가가 신고하지 않았더라면 바다사자 바비큐 사건은 세상에 드러나지 않을 뻔했다. 

경찰은 "바다사자, 펭귄 등 해양동물이 많은 곳이지만 지금까지 해양동물을 잡아 바비큐로 먹은 사건은 전례를 찾기 힘들다"며 "첫 사례가 확인된 만큼 앞으로 이에 대한 감시를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칠레는 어업과 양식에 관한 법 18892호를 통해 보호종을 보호한다. 바다사자의 사냥이나 도륙은 이 법을 통해 금지돼 있다. 



네 사람은 "바다사자를 잡아먹는 게 죄가 되는 줄 몰랐다"고 선처를 호소했지만 경찰은 법에 따라 사건을 처리할 방침이다. 

경찰은 "자연과 생태계를 지키고 보호하는 데 국민이 힘을 모아주셔야 한다"며 "이런 사건이 발생하면 절대 그냥 넘어가지 말고 반드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손영식 남미 통신원 voni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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