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일반

새 가족 기다리던 칠레 유기견 15마리 한꺼번에 독살

작성 2022.06.01 15:37 ㅣ 수정 2022.06.01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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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자료사진(123rf)
남미 칠레에서 끔찍한 반려견 독살테러가 발생,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독을 먹고 죽은 반려견은 이미 10마리를 훌쩍 넘어섰다. 칠레 리베르타도르헤네랄 베르나르도오이깅스 지방 틸코코에서 최근 발생한 사건이다.

30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모라노 일가(一家)가 돌보던 반려견 18마리가 하루아침에 쓰러졌다. 아침에 일어나 끔찍한 광경을 본 가족들은 깜짝 놀라 쓰러져 있는 개들을 동물병원으로 옮겼지만 15마리는 이미 죽은 뒤였다.

나머지 3마리는 사경을 헤매고 있어 견주 가족과 헤어질 개는 더 불어날지 모른다. 사건을 경찰에 신고한 가족들은 검찰에도 수사를 요청할 계획이다. 가족들이 이처럼 강력하게 수사를 요청하기로 한 건 사건이 테러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죽은 반려견들을 본 수의사는 "모두 극약을 먹고 사망했다"며 "누군가 개들을 죽이려고 테러를 감행한 것 같다"고 말했다.

사모라노 일가는 지역에서 알아주는 애견 가족이다. 가족이 키우는 반려견은 23마리. 모두 길에서 구조한 유기견들이다. 평소 가족은 길거리를 배회하는 유기견을 보면 안타까운 심정에 발을 동동 굴렀다. 처음엔 동물단체 등에 연락해 구조를 요청하기도 했지만 이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가족들은 "유기견이 워낙 많다 보니 동물단체들도 제대로 손을 쓰지 못하는 것 같았다"며 "설혹 구조된다고 해도 입양으로 새 가족을 만나는 것도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칠레의 유기견은 약 35만 마리로 추정된다.

보다 못한 가족들은 직접 유기견들을 거두기 시작했다. 가족들은 유기견을 돌보면서 동물단체들을 통해 입양 희망자를 물색했다.

새 가족을 만나면 떠날 개들이지만 가족들은 유기견들을 정성껏 돌봤다. 다시는 유기견이 되지 말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신분증 격인 내장형 마이크로칩을 개들에게 주입해 주었다. 모두 예방접종을 받도록 하고 정기적으로 수의사를 불러 검진을 받도록 했다.

때문에 가족들의 정신적 충격은 엄청나다. 사모라노 일가는 "떠돌이생활을 하던 불쌍한 녀석들이 새 가족을 만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가 이런 참사를 당한 게 우리의 잘못인 것 같아 할 말이 없다"며 "도대체 누가 이런 짓을 했는지 반드시 밝혀내 마땅히 받을 벌을 받도록 하겠다"고 했다.


경찰은 독약 테러범이 이웃에 있을 개연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개들이 짖는 소리에 불편함을 느끼기 시작했고 결국엔 증오범죄를 저지른 것일 수 있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관계자는 "주변에 CCTV가 없어 탐문수사에 주력하고 있다"며 "개들이 먹은 독약의 성분이 밝혀지면 전국 판매처를 모두 뒤져서라도 꼭 범인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영식 남미 통신원 voni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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