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보다

[지구를 보다] “딱 걸렸네” 우크라 곡물 빼돌리는 러시아 선박 위성 포착

페이스북 공유 트위터 공유 카카오톡 공유 네이버블로그 공유
확대보기
▲ 지난달 19일 맥사가 찍은 위성사진에는 러시아 국기를 단 벌크선 2척이 곡물을 싣고 크림반도 해안 세바스토폴에 정박해 있는 모습이 나온다.(왼쪽) 그리고 같은달 27일, 같은 선박들이 러시아 동맹국인 시리아에 정박한 채 화물칸을 열어놓은 모습이 포착됐다. 항구에 늘어선 트럭이 러시아 선박에서 곡물을 옮겨 싣고 어디론가 사라지는 장면도 위성 카메라에 잡혔다.(오른쪽)/출처=로이터 연합뉴스(맥사 제공)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빼돌리는 현장이 인공위성에 포착됐다. 16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절취한 곡물을 크림반도에서 시리아까지 해상 수송하는 장면이 미국 상업위성업체 맥사 위성에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19일 맥사가 찍은 위성사진에는 러시아 국기를 단 벌크선 2척이 곡물을 싣고 크림반도 해안 세바스토폴에 정박해 있는 모습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영토였던 크림반도는 러시아가 2014년 자국 거주민 보호를 명분으로 군사력을 동원해 병합했다.

그리고 같은달 27일, 같은 선박들이 러시아 동맹국인 시리아에 정박한 채 화물칸을 열어놓은 모습이 포착됐다. 항구에 늘어선 트럭이 러시아 선박에서 곡물을 옮겨 싣고 어디론가 사라지는 장면도 위성 카메라에 잡혔다. 맥사는 이달 12일에도 세바스토폴 항구에서 곡물을 싣고 나가는 또 다른 선박이 위성에 잡혔다고 전했다.


확대보기
▲ 지난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세바스토폴 항구에서 러시아 선박이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배에 싣고 있는 모습을 촬영한 위성사진. 로이터통신은 16일 러시아 선박이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시리아로 수송하는 모습이 상업위성 업체 맥사(Maxar)에 포착됐다고 보도했다./출처=로이터 연합뉴스
그간 우크라이나 농업계는 러시아가 점령지에서 수확된 곡물을 부당하게 착취해 재산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농업생산자조합(UAC)의 데니스 마르추크 부회장은 지난 8일 현지 방송에 출연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점령 지역에서 60만t의 곡물을 절취했으며 일부는 수출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를 뒷받침할 만한 증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이번에 맥사가 공개한 위성사진이 우크라이나 농업계 주장이 사실이었음을 드러내는 첫 물적 증거인 셈이다.

전쟁 후 러시아가 흑해를 봉쇄하면서 현재 세계 5대 밀 수출국인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길은 막힌 상황이다. 이 때문에 전 세계 식량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 저소득국가 충격이 우려된다. 15일 워싱턴포스트(WP)는 우크라이나발 식량 위기 파고를 그대로 맞은 최약체 국가로 나이지리아와 소말리아, 에티오피아, 이집트, 예멘 등 5곳을 꼽았다. 아프리카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나이지리아는 수입 곡물 의존도가 높다. 밀이 주식이지만 현지 생산은 1%에 불과하다.

아프리카 뿔 지역에 있는 소말리아와 에티오피아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세계식량계획(WFP)은 40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가뭄으로 아프리카 뿔 지역 기아 인구수가 4월 현재 1400만명에서 올해 말 2000만명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상황에서 설상가상으로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터지면서 이들 국가의 식량난은 더욱 심해지는 모양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서울EN 연예 핫이슈

추천! 인기기사
  • 3500년 전 매장된 ‘잘린 손 12개’ 비밀 밝혀졌다
  • 3세 여아 강간·살해한 男…“산 채로 사지 부러뜨리고 버렸다
  • “러·북한 지지한다”…77명 살해한 노르웨이 살인마, 머리에
  • 북한군 파병 진짜 이유?…“러軍 하루 평균 사상자 1500명
  • 10대 남녀, 두바이서 ‘사랑’ 나눴다가 징역 20년형 위기
  • 지구의 물, 어디서 왔나…NASA, ‘이 혜성’이 가져왔다
  • “역사상 최초”…털까지 완벽 보존된 3만5000년 전 ‘검치
  • “윤석열 대통령과 비교된다”…日총리, 외교 무대서 ‘국가 망
  • “국가 망신”…‘진짜 고양이’ 잡아먹다 걸린 美20대 여성의
  • 거대한 고래상어 기절시켜 간 만 ‘쏙’…범고래의 특별 사냥법
  • 나우뉴스 CI
    • 광화문 사옥: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124 (태평로1가 25) , 강남 사옥: 서울시 서초구 양재대로2길 22-16 (우면동 782)
      등록번호 : 서울 아01181  |  등록(발행)일자 : 2010.03.23  |  발행인 : 김성수 · 편집인 : 김태균
    • Copyright ⓒ 서울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 Tel (02)2000-9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