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러시아 반군이 노획한 프랑스제 무기를 동원해 아조트 공장을 공격하고 있다. 1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군사전문가 롭 리는 친러 반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의 운명을 가를 세베로도네츠크 아조트 공장 전투에 프랑스제 무기를 들고 나타났다고 밝혔다.
미국 필라델피아 싱크탱크 외교정책연구소(FPRI) 선임연구원으로 현재 킹스칼리지런던대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리 연구원은 "친러 루한스크인민공화국(LNR) 군대가 아조트 공장에서 대전자유도미사일(ATGM) 밀란(MILAN)-2를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LNR 민병대가 내놓은 아조트 공장 전투 동영상을 공유했다.
동영상에는 실제 LNR 민병대가 아조트 공장을 향해 밀란2 미사일을 발사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LNR 민병대는 "적군에 대항하여 무기 전리품을 사용한다"며 아조트 공장 전투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밀란2는 프랑스와 독일이 공동 개발한 2세대 보병 휴대용 대전차 미사일이다. 최대 사거리는 2㎞다.
프랑스는 개전 초기부터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해왔다. 지난 4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케사르 차륜형 자주포와 밀란 대전차미사일 등 여러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전달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에서 우크라이나군이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서방이 지원한 무기 일부가 러시아군 또는 친러 반군에게로 흘러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보도에 따르면 아조트 공장에는 어린이 38명 등 총 568명의 민간인이 고립돼 있다. 고립된 민간인들은 안전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피란길에 오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나가면 죽는다'는 공포가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해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는 아조트 공장을 마리우폴 최후의 항전지였던 아조우스탈 제철소와 비교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주지사는 "아조우스탈 제철소와는 또 다른 상황이다. 아조우스탈 제철소 지하 방공호 같은 게 없다. 대피소 여러 개가 연결되지 않은 채 따로 떨어져 있을 뿐이다. 각 대피소에 민간인 수백 명이 흩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