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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착] ‘불지옥’ 멈춰선 스페인 열차…창문 깨고 탈출한 승객들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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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현지시간) 스페인 발렌시아 지역 카스테욘 바라카스 기차역에서 본 ‘베지스 산불’. 출처=트위터
대형 산불이 확산한 스페인에서 불길에 갇힌 열차 승객들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로이터와 스페인 국영통신 ‘에페’ 등 외신은 16일(이하 현지시간) 스페인 동부 발렌시아 지역을 달리던 열차 승객들이 창문을 깨고 탈출했다가 크고 작은 화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이날 승객 48명을 태우고 발렌시아주 사군토에서 카스테욘을 거쳐 사라고사주 사라고사로 향하던 열차가 선로에 멈춰 섰다. 천지를 집어삼킬 듯 치솟은 불기둥이 열차 앞을 가로막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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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인 발렌시아 지역 카스테욘을 집어삼킨 ‘베지스 산불’. 출처=카스테욘 소방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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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현지시간) 스페인 발렌시아 지역 카스테욘 바라카스 기차역에서 본 ‘베지스 산불’. 출처=트위터
더 이상의 운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기관사는 열차를 돌리기 위해 천천히 후진했다. 그때, 승객 20여 명이 창문을 깨기 시작했다. 불길이 열차로 번지기 전에 탈출해야 한다는 극심한 공포에 빠진 탓이었다.

하지만 열차 밖은 그야말로 ‘지옥’이었다. 선로로 내려선 승객들은 거센 불길에 크고 작은 화상을 입고 말았다. 특히 매우 심각한 화상을 입은 58세 여성 등 2명은 헬기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나머지 다친 승객들도 근처 병원으로 실려 갔다. 부상자 가운데는 10세 정도의 어린 소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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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인 발렌시아 지역 카스테욘을 집어삼킨 ‘베지스 산불’. 출처=카스테욘 소방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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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현지시간) 스페인 발렌시아 지역 카스테욘에서 소방헬기가 ‘베지스 산불’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EPA 연합뉴스
현지 철도회사 ‘렌페’ 대변인은 영국 가디언에 “탈출했던 승객들은 거센 불길을 보고 다시 열차로 올라탔지만 여러 명이 화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불길에 갇혔던 열차는 발렌시아역으로 무사히 회차했다.

열차 주변을 집어삼킨 불길은 ‘베지스(Bejis) 산불’에서 뻗어 나왔다. 15일 시작된 베지스 산불로 현재까지 100㎢가 불에 탔다.

스페인은 올여름 기후변화에 따른 폭염으로 곳곳에 산불이 번져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동부 발렌시아 지역은 대형 산불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유럽산불정보시스템(EFFIS) 기준 2750㎢가 불에 탔다. 서울시 면적(605.24㎢) 4.5배가 넘는 규모다.

현재는 발데보와 베지스 주변 2건의 대형 산불이 진행 중인데, 13일 번개로 시작된 ‘발데보(Vall d’Ebo) 산불‘은 벌써 1만 115㎢를 잿더미로 만들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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