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처럼 우리 몸을 위협하는 내부 세력을 막는 일도 겸하고 있다. 그래서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은 암 위험도도 높아진다.
과학자들은 이점에 착안해 암의 발생이나 재발을 막는 암 백신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암 백신의 원리 역시 다른 백신과 비슷하다. 암 항원을 면역 세포에 인식시켜 강한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것이다.
최근 터프츠 대학의 연구팀은 mRNA 기술을 이용한 암 백신을 개발했다. mRNA 백신 기술은 코로나 19 백신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보이면서 차세대 백신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따라서 암 백신 연구자들 역시 mRNA 암 백신 개발에 뛰어든 상태다. 하지만 현재 개발 중인 mRNA 암 백신에는 한 가지 문제점이 있다. 암 항원 mRNA를 주입하는 경우 면역 세포로 가는 것보다 간으로 가서 분해되는 것이 더 많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mRNA를 효과적으로 림프절로 전달할 수 있는 지방 나노입자를 개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지방 나노입자는 간으로 가는 mRNA보다 림프절로 가는 mRNA의 양을 3배로 늘려준다. 그 결과 림프절의 면역 세포들이 암 항원을 더 잘 인식할 수 있다.
연구팀은 치료가 매우 어려운 악성 종양인 전이성 흑색종이 있는 쥐에서 mRNA 암 백신의 효능을 시험했다. PD-1 억제제 같은 다른 항암 치료제와 병행해서 사용한 결과 40%에서 암조직이 사라지는 완전 관해를 이뤘고 이 실험 동물 중 상당수가 다시 암이 재발하지 않는 것이 확인됐다.
사실 성공적인 암 수술과 항암 방사선 치료 후 보이는 모든 암 조직이 사라졌더라도 미세 전이가 이뤄져 나중에 다른 곳에서 재발하는 경우가 흔하다. 암 백신은 몸 여기저기 퍼진 암세포가 재발하기 전에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mRNA 암 백신이 실제 사람에서도 효과적이고 안전한지는 앞으로 임상 시험을 통해 검증해야 할 부분이다. 현재는 초기 개발 단계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지만, 지속적인 연구 개발을 통해 언젠가 돌파구를 찾을 날이 올 것으로 기대한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