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간) AP 통신 등에 따르면, 멕시코 고고학자 옥타비오 델리오는 이날 카리브해 연안도시 툴룸 인근 수중동굴에서 선사시대 유골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유골은 동굴 입구에서 약 500m 떨어진 수심 약 8m 바닥에 묻힌 상태다. 델리오는 “발견 장소는 잠수 장비 없이 도달할 수 없는 곳이다. 유골은 해수면 상승 전인 최소 8000년 전 동굴에 살았던 사람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금으로부터 8000년 전은 빙하기가 끝나던 시기로 해수면이 높아져 바다 속으로 잠기는 땅이 크게 증가했다.
델리오는 “아직 유골 연구가 이뤄지지 않아 이곳이 무덤인지 아니면 그곳에서 사망한 것인지 알 수 없다. 물론 성별과 키, 몸무게 등도 아직 모른다”고 말했다.
현재 델리오는 고대동굴의 정확한 위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동굴이 약탈당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는 AP 통신에 “멕시코 정부가 마야 철도를 놓고자 공사를 강행한 밀림 근처”라고 밝혔다. 이후 개인 페이스북에서는 유골은 툴룸 지역에 있으며 이 일대에서는 11번째 선사시대 유골 발견이라고 밝혔다.
고고학자들은 고대 마야 문명 유적이 대거 발견된 동굴 수백 개가 마야 철도와 같은 국가 개발 프로젝트에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고 지적한다. 실제 멕시코 정부는 지난 2월 철도의 일부 노선이 아메리카 대륙에서 2번째로 큰 밀림지대를 관통하도록 계획을 수정했다.
지난 30년간 동굴 유적 탐사에 참여해온 델리오는 철도 공사가 예정대로 강행되면 고고학적 가치가 큰 유적지들이 크게 회손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우리는 마야 철도가 고대 유적지를 피해 가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