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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사회 신에게 바쳐진 아이들 유골 76구 페루서 무더기 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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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사회 종교의식을 치르면서 제물로 바쳐진 아이들의 유골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페루 북부 팜파라크루스에서 제물로 희생된 아이들 유골 76구가 발굴됐다고 현지 언론이 최근 보도했다. 수도 리마로부터 약 500km 떨어진 팜파라루스는 ‘고대사회의 성지’로 불린다. 종교의식이 자주 거행됐고, 제물로 희생된 아이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곳에선 앞서 2016~19년 제물로 바쳐진 아이들 유골 240구가 발견된 바 있다. 희생된 아이들이 확인된 수만 300명이 넘는 것이다.

당시 발굴을 주도한 고고학 팀은 “치무족이라는 종족이 최소한 6번의 종교의식을 거행했고, 아이들은 신에게 바친 제물이었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굴된 유골도 모두 6~15살 어린이와 청소년들이었다. 아이들은 900~1450년 죽임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종교의식은 잔인하고 끔찍했다. 제물로 선택된 아이들을 죽인 뒤 가슴을 열고 심장을 도려내 신에게 바쳤다.

고고학자 가브리엘 프리토는 “가뭄 등 재난이 닥치거나 정치적 혼란이 있을 때 또는 전쟁이 났을 때 신들의 도움을 받기 위해 종교의식이 거행됐고, 그때마다 제물이 빠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땅을 개간하고 농사를 시작하면서 풍년을 기원하는 종교의식을 거행할 때도 아이들은 억울한 죽임을 당해야 했다.

당시 아이들은 동물과 비슷한 취급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치무족은 남미에 서식하는 낙타과 동물 야마도 신에게 제물로 드리곤 했다.

팜파라크루스에서 약 2km 떨어진 우안차키토에선 2018년 파묻힌 어린이 140명과 야마 200마리가 무더기로 발굴됐다. 야마는 치무족이 아이들과 함께 신에게 바친 제물이었다.

이번에 어린이들의 유골이 발굴된 팜파라크루스에선 독특한 상태로 묻힌 아이들도 발견됐다. 어린이 5명이 동그랗게 원을 그리고 앉아 중앙에 머리를 모은 상태로 묻혀 있었다.

학자들은 “아이들이 원을 그리며 앉아 있는 상태로 발견된 처음”이라며 “특별한 종교적 의미가 있는지 앞으로 조사와 연구를 해봐야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팜파라크루스에서의 발굴은 7~8월 진행됐지만 결과는 뒤늦게 이제야 공개됐다. 조사팀은 올해 발굴을 이번으로 마무리하고 2023년 재발굴에 나설 예정이다.


프리토는 “10~20cm 땅을 팔 때마다 끊임없이 아이들의 유골이 나와 깜짝 놀랐다”며 “종교의식 때 희생된 아이들의 유골이 일대에 더욱 많을 것으로 보여 철저한 사전계획을 세운 후 내년에 다시 발굴작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손영식 남미 통신원 voni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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