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중매체로 분류되는 대만 자유시보, 미러미디어 등 현지 언론은 25일(이하 현지시간), 대만의 AI 전문가 두이진이 ‘구글 트렌드’ 통계를 분석한 결과를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후진타오 퇴장과 관련한 구글 검색량은 중국이 대만보다 33배 많았다. 중국에서는 인터넷 방화벽으로 인해 ‘합법적인’ 구글 접속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현지 네티즌들은 VPN(가상사설망)으로 우회 접속하는 불법적인 경로를 통해 구글 등에 접속하고 해외 소식을 접하고 있다.
‘후진타오 퇴장’ 사태가 발생했을 당시, 중국 당국은 관련 내용을 인터넷에서 검색할 수 없도록 검열했다. 이후 현지 관영 언론은 사태가 발생한 지 10시간이나 흐른 뒤에야 트위터를 통해 “후 전 주석이 건강 문제로 일찍 퇴장했다”고 전했다.
이 입장마저 중국 내에서는 ‘공식적으로’는 접속이 불가능한 트위터로만 전해졌으며, 현지 온라인에서는 검열을 통해 관련 게시물들이 모두 삭제됐다.
그러나 두이진의 주장에 따르면, 중국 네티즌들은 구글에서 영문으로 ‘hu jintao leaves’를 검색하거나 중국어 간체자로 ‘후진타오 퇴장’, ‘후진타오 연행’ 등 다양한 검색어를 입력했다.
중화권 다음으로 관련 검색이 많았던 곳은 마카오, 홍콩, 싱가포르, 대만 순이었다.
두 씨는 자신의 SNS에 구글 트렌드 데이터를 캡쳐해 올린 뒤 “지역별 검색자 수를 보면 중국이 다른 지역을 크게 앞서 있었다”면서 “이 검색 데이터는 (후진타오 퇴장과 관련해)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과소 평가해서는 안된다는 걸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인들이 ‘벽’(인터넷 방화벽)을 넘어 옛 주석(후진타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알려고 하는 행동은 큰 위험을 감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22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공산당 제20차 당대회 폐막식이 끝나기 전, 후진타오 전 주석은 수행원의 부축을 받아 이끌려 나가듯 퇴장했다. 그는 폐막식장을 나가면서 시진핑 주석에게 몇 마디 말을 건넸고, 옆에 앉은 리커창 총리의 어깨를 한번 툭 쳤다.
이 과정에서 시 주석은 후진타오 전 주석의 눈을 바라보지 않은 채 옅은 미소로 대응했으며, 후 전 주석을 끌어낸 것은 시 주석의 수행원이라는 대만 자유시보의 보도가 나왔다.
자유시보는 지금까지 공개된 영상과 사진, 정치 평론가 등의 입장을 분석해 “공산당 최고 권력기관인 상임위원회 지명자들의 이름이 적힌 서류를 시 주석이 가지고 있었고, 후 전 주석이 이를 보려다가 ‘끌려나가는’ 듯한 상황이 발생했다”고 추측했다.
후 전 주석의 퇴장과 관련해, 당초 그가 후춘화 부총리 등 공청단파가 몰락하자 이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회의장을 박차고 나간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있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시 주석에 의해 강제로 끌려 나갔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시진핑 ‘원팀’ 체제 완성…상무위원 4명 물갈이한편, 이번 당 대회에서는 일명 ‘칠룡치수’라 불리는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7명 중 4명이 물갈이 됐다. 서열 2위, 3위, 4위, 7위가 교체됐다.
시 주석을 제외하면 6명 중에 4명이 바뀐 것으로, 변화의 폭이 매우 컸다. 특히 ‘칠룡’ 자리에 새롭게 앉은 사람들은 리창 상하이 당서기를 포함해 시 주석의 측근인 일명 ‘시자쥔’으로 불리는 인물들이다.
상하이방이나 공청단파 등 타 파벌은 사실상 전멸했으며, 시진핑 원팀 체제가 완성된 셈이다. 실제로 서열 2위에 오른 리창 당서기는 시 주석의 비서실장 출신으로, 심복 중 심복으로 꼽힌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