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통신, CNN 등 외신의 3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전날 서부 구자라트주(州)에 있는 마추강(江) 인근 다리가 무너지면서 최소 141명이 사망했다. 희생자 중에는 어린이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 다리 위에는 약 400명의 인파가 몰려 있었다. 힌두교 최대 축제 ‘디왈리’를 즐기기 위해 모인 관광객이 대다수였다.
공개된 폐쇄회로(CC)TV 영상은 다리 위에 있던 사람들이 흔들리는 다리 위에서도 사고를 직감하지 못한 채 웃고 즐기는 모습을 담고 있다. 사람들은 함께 사진을 찍거나 다리 위에서 강의 풍경을 바라보는 등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나 불과 수 초 뒤, 이들의 웃음은 비명으로 바뀌었다. 사고 직전 다리가 심하게 흔들렸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그것이 대규모 참사로 이어질 것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한 목격자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사고 직후 일부 사람들이 교각에 매달려 구조를 기다렸지만, 교각 마저도 무너지자 대부분 물에 빠졌다”고 말했다.
밤새 구조 작업에 참여한 한 시민은 “한 여성이 내게 다가와 딸의 사진을 보여주며 구조 여부를 물었다. 나는 그녀의 딸이 사망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말할 수 없었다”며 참담함을 감추지 못했다.
붕괴한 다리는 영국이 인도를 식민 통치하던 19세기에 세워진 230m 길이의 다리다. 최근 수리를 마친 뒤 지난주 재개통 됐지만, 재개통 뒤 불과 며칠 만에 무너지면서 참사로 이어졌다.
인도 당국은 축제 ‘디왈리’ 기간이 되자 관광객이 몰려들었는데, 오래된 다리가 한꺼번에 몰린 수백 명의 사람을 버티지 못하고 붕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리가 무너질 당시 강물로 추락했다가 강둑으로 헤엄쳐 살아남은 한 시민은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아이 여러 명이 강으로 떨어지는 걸 봤다. 아이들을 데리고 물 밖으로 나가고 싶었지만, 순식간에 익사하거나 휩쓸렸다”면서 “다리가 무너지는 데 걸린 시간은 수 초에 불과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최소 141명이 사망한 이번 사고가 인재(人災)일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AP통신에 따르면, 인도 야당은 무너진 다리가 제대로 된 안전 승인도 받지 않은 채 재개방됐다고 주장했다.
한편, AP통신은 “지난달 초 인도네시아 축구경기장 압사 사고와 10월 29일 이태원 참사에 이어, 한 달 동안 아시아 지역에서 발생한 세 번째 큰 재난”이라고 설명했다.
현지 언론은 이번 참사를 두고 “지난 10년 이래 인도에서 발생한 가장 치명적인 사고”라고 전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