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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우주] 태양 1조개보다 밝은 빛 관측…정체는 블랙홀 ‘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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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하! 우주] 태양 1조개보다 밝은 빛 관측…정체는 블랙홀 ‘트림’
약 85억 광년 밖 ‘괴물’ 블랙홀이 가까이 다가온 별을 잡아먹고 빛에 가까운 속도로 물질을 ‘트림’하듯 방출하는 극히 드문 천문 현상이 관측됐다.

미 메릴랜드대 이고르 안드레오니 박사 등 국제연구진은 지난 2월 지상과 우주의 주요 망원경이 포착한 조석파괴현상(TDE)인 ‘AT2022cmc’을 분석한 결과를 과학저널 ‘네이처’와 ‘네이처 천문학’ 30일자에 논문 2편으로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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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석파괴현상의 상상도. / 사진=E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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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E는 은하 중심에 위치한 무거운 블랙홀이 그 주위를 지나던 별을 포획해 파괴하는 현상이다. 별이 블랙홀의 조석반지름보다 가까워지면 블랙홀의 조석력에 의해 별이 파괴돼 별 질량의 절반이 블랙홀로 서서히 빨려 들어간다. 이때 별의 잔해는 블랙홀 주위에 부착원반을 형성해 강한 섬광을 낸다. 여기서 나온 빛은 별의 잔해를 연료로 사용해 수개월 혹은 수년 동안 지속되면서 서서히 어두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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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대론적 제트를 분출하는 조석파괴현상 상상도 / 사진=Carl Knox- OzGrav, ARC Centre of Excellence for Gravitational Wave Discovery, Swinburne University of Technology 제공
TDE 그 자체는 드문 현상은 아니다. 그러나 AT2022cmc 현상은 TDE 중에서도 빛에 가까운 속도로 물질을 분출하는 ‘상대론적 제트’를 형성했다는 점에서 극히 드문 것으로 평가된다.

논문 공동저자 마이클 코플린 미 미네소타대 천문학 조교수는 “이같은 상대론적 제트가 마지막으로 관측된 사례는 10년도 더 넘었다. 우리가 가진 데이터로는 이런 제트를 가진 TDE가 전체의 1%밖에 안될 만큼 매우 드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TDE의 섬광은 지금까지 관측된 것 중 가장 밝은 부류다. 태양 1조 개보다 더 밝은 빛을 발산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AT2022cmc를 포함해 상대론적 제트가 관측된 TDE는 지금까지 4건밖에 안 된다고도 했다. 또 이같은 TDE는 블랙홀이 빠르게 회전하는 공통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블랙홀의 급속한 회전이 상대론적 제트를 일으키는 한 가지 요소일 수 있다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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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대론적 제트를 분출하는 블랙홀 TDE의 빛 파장 그래픽 / 사진=ZTF/R.Hurt (Caltech/IPAC) 제공
해당 연구에 따르면, AT2022cmc 현상은 캘리포니아 팔로마 천문대의 광역 천체 관측장비인 ‘츠비키 순간포착 시설’(ZTF)을 통해 처음 포착됐다. 이어 유럽남방천문대의 초거대망원경(VLT)와 허블 우주망원경 등이 다양한 빛 파장으로 후속 관측을 이어갔다.

가시광과 적외선 파장으로 관측하는 ZTF가 감마선 폭발을 연상시키는 강력한 섬광을 포착한 후, VLT는 후속 관측을 통해 AT2022cmc가 85억 광년 밖 섬광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TDE 중 가장 멀리서 포착된 것이다.


또 허블 망원경의 가시광 및 적외선 이미지와 칼 G. 잰스키 초대형배열(VLA)의 전파 관측을 통해 AT2022cmc 위치도 정확히 확인됐다.

하지만 AT2022cmc가 너무 밝아 중앙에 이를 품은 은하까지 관측하지는 못했다. 나중에 이 현상이 사라진 뒤 허블이나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을 통해 은하에 관한 정보도 확인될 것이라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진은 컴퓨터 모델링을 통해 AT2022cmc가 태양과 비슷한 크기와 질량을 가진 별이 상대적으로 적은 질량을 가진 블랙홀에 파괴되면서 빚어졌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론했다.

다른 공동 저자인 대니얼 펄리 영국 리버풀 존 무어스대 연구원은 “지금까지 상대론적 제트를 가진 TDE는 고에너지를 가진 감마선과 X선 망원경을 통해 포착됐는데, 광학 관측으로 이를 찾아낸 것은 처음이다. 이번 관측이 여러 가지 면에서 새 기록을 쓰는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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