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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든 정의 TECH+] 저렴한 가격에 HBM2E 메모리 넘보는 성능…GDDR6W, 게임 체인저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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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기존의 GDDR6 메모리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GDDR6W 메모리를 공개했습니다. GDDR6W는 지난 7월 삼성이 공개한 24Gbps GDDR6와 동일한 크기의 패키지로 새로운 반도체 다이 (die)를 사용하는 대신 새로운 적층 조립 기술인 FOWLP (Fan-Out Wafer level Package)을 이용해 대역폭과 용량을 두 배로 늘렸습니다. 

반도체 업계를 선도하는 혁신 기술은 하나둘이 아니었기 때문에 오히려 보도 자료만 봤을 때는 별 감흥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항상 더 빠르고 용량이 큰 반도체를 만들어왔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더 이상 새롭게 느껴지지 않는 것입니다. 하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재미있는 이야기가 숨어 있습니다. 

삼성전자 뉴스룸을 통해 발표된 내용을 보면 GDDR6W의 중요한 비교 대상이 GDDR6와 HBM2E 메모리라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GDDR6 메모리의 후공정 부분을 개선해 성능을 높인 제품인 만큼 GDDR6 메모리와 비교는 당연한 일이지만, HBM2E 메모리는 상당히 성격이 다른 메모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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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DDR6와 GDDR6W의 차이점. 출처: 삼성전자
직접 비교 대상인 HBM2E 메모리는 4096개의 시스템 레벨 I/O를 갖고 있으며 핀 (pin) 당 대역폭은 3.2Gbps입니다. GDDR6W는 시스템 레벨 I/O 숫자는 512개 정도이지만, 대신 핀 당 전송 속도가 22Gbps로 빠릅니다. 

일반적인 그래픽 카드에 탑재되는 HBM2E 메모리는 총 1.6TB/s의 대역폭을 지닌 GDDR6W 메모리는 1.4TB의 대역폭을 지녀 둘이 거의 비슷합니다. 이 비교가 중요한 이유는 그래픽 카드 제조사들이 값비싼 HBM2E 메모리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GDDR6W 메모리로 비슷한 성능을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HBM 메모리는 기존의 GDDR 메모리가 따라올 수 없는 높은 대역폭과 용량을 지녔기 때문에 처음 등장했을 때 그래픽 카드 메모리의 미래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비싼 가격으로 서버용 제품이나 일부 고성능 그래픽 카드에 탑재되는 것이 전부였고 일반 사용자는 거의 사용하기 힘든 제품이었습니다. 

최근 등장한 지포스 RTX 4090도 HBM2E 메모리 대신 21Gbps 속도의 GDDR6X 메모리를 384bit로 연결해 1TB/s의 대역폭을 확보했습니다. 사실 이렇게 연결하는 것이 256bit 메모리보다 훨씬 비싸지만, 그래도 HBM2E보단 저렴합니다. 

그런데 GDDR6W를 대신 사용하면 어떨까요? 이론적으로 256bit 메모리 인터페이스로 더 높은 대역폭 확보가 가능해집니다. 그러면 전체적인 비용을 낮추면서도 더 높은 그래픽 성능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GDDR6W 메모리는 HBM2E 메모리와 비교해서 시스템 레벨 I/O가 1/8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가격을 높이는 주범인 마이크로 범프나 실리콘 인터포저 층 추가가 필요 없습니다. 더구나 새로운 반도체 다이를 만든 게 아니라 웨이퍼에서 반도체 패키지를 만드는 후공정만 달리 한 것이기 때문에 비용적 측면에서 HBM2E보단 GDDR6와 비슷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삼성 측은 이 GDDR6W 메모리의 고객을 밝히지 않았지만, 현재 GDDR6 메모리의 주요 사용처가 그래픽 카드와 엑스 박스나 플레이스테이션 같은 게임 콘솔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엔비디아와 AMD가 최대 고객일 것입니다. 

이들이 개발하는 차세대 제품부터 GDDR6W 메모리가 도입된다면 전반적인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관건은 GDDR6W 메모리와 GDDR6 메모리의 가격 차이입니다. 성능상 이점이 분명한 만큼 가격 차이가 적다면 GDDR6W 메모리가 새로운 대세가 될 것입니다. 반대로 생각보다 가격 차이가 크다면 HBM처럼 대중화는 어려울 것입니다. 어느 쪽인지는 시간이 알려줄 것입니다. 

고든 정 과학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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