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일반

13세 때 인신매매, 아이까지 출산…35년만에 “내 인생 보상” 소송

작성 2022.12.18 23:30 ㅣ 수정 2022.12.18 23:31
페이스북 공유 트위터 공유 카카오톡 공유 네이버블로그 공유
세계 이슈 케챱 케챱 유튜브 케챱 틱톡 케챱 인스타그램
확대보기
▲ 인신매매 피해 35년만에 가해자를 지목해 피해 보상 소송을 시작한 궈 모 씨의 모습. 출처 웨이보
13세 때 유괴됐다가 중년 남성에게 팔려가 아이까지 출산했던 여성이 사건 발생 35년만에 인신매매단을 찾아 지나온 세월에 대한 피해 보상을 요구했다.

중국 산시성 웨이난시에 거주하는 궈리 씨는 지난 1987년(당시 나이 13세) 등굣길에 한 중년 여성이 준 음료수를 마신 직후 정신을 잃고 쓰러져 인신매매를 당한 아픈 사연을 가진 여성이다.


사건 당시 초등학교 교문 앞에서 만난 여성이 준 음료를 먹고 정신을 잃었고, 산둥성으로 향하는 열차 안에서 가까스로 깨어났으나 초등생이었던 궈 씨는 도주가 힘든 상황이었다. 당시 궈 씨의 나이는 13세, 초등학교 6학년에 불과했던 궈 씨는 두 명의 성인 남녀에 의해 결박당한 채 이동 중이었다.

이후 궈 씨는 허쩌시의 한 여관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또 다른 중년 남성인 리 모 씨에게 팔려 갔고, 후지현 농촌 마을로 유괴돼 무려 2년간 리 씨와 함께 동거 생활을 강요받았다.

확대보기
▲ 인신매매 피해 35년만에 가해자를 지목해 피해 보상 소송을 시작한 궈 모 씨의 모습. 출처 웨이보
이 무렵 궈 씨는 리 씨와의 사이에서 아들까지 출산했는데, 아이 출산 후 궈 씨에 대한 감시가 느슨해진 틈을 타 1989년 2월 허쩌시 공안국으로 도주해 무사히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이후 성인이 된 궈 씨는 사건과 무관한 한 남성을 만나 새 가정을 꾸렸고, 슬하에 두 자녀를 두고 다복한 생활을 했으나, 궈 씨의 인신매매를 의뢰했던 허쩌시의 리 씨는 궈 씨를 한 시도 평화롭게 놓아두지 않았다.

급기야 새로 가정을 꾸려 생활하는 궈 씨를 찾아온 리 씨는 궈 씨 부모를 향해 폭언, 폭력을 행사했고, 이후에도 협박성 내용을 담은 편지를 보내 궈 씨의 과거 인신매매 피해 사실을 남편에게 폭로하기에 이르렀다.

또, 궈 씨가 사는 도시를 찾아와 주민들에게 궈 씨가 이전에 출산한 사실이 있으며, 아이를 버리고 도주했다는 악의적인 소문을 냈다.

결국 궈 씨는 지난 1997년 남편과 이혼해 홀로 생활을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궈 씨를 향한 리 씨의 집요한 추적은 중단됐다.

이후 리 씨는 2020년 8월 교통사고로 사망했으나, 궈 씨는 자신의 기구한 삶이 인신매매로부터 시작됐다고 보고, 사건 발생 35년 만이었던 올해 3월 허쩌시 공안국 모란지국에 자신의 유괴 사건을 신고해 리 씨 등 가해자 처벌을 요구했다.

비록 자신을 매매한 리 씨가 교통사고로 사망한 사실을 확인했으나, 인신매매 조직원 자오 모 씨를 특정해 미성년자 인신매매 혐의로 고소를 진행한 것. 

수사 결과, 35년 전 궈 씨를 초등학교 앞에서 약물을 먹여 정신을 잃게 한 뒤 리 씨에게 불법 판매한 인신매매 조직원 자오 씨는 산시성 웨이난시 푸청현 인민법원에서 수차례 인신매매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던 인물로 확인됐다. 

자오 씨는 공범이자 아내인 양 모 씨와 함께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궈 씨에게 수면제 성분의 탄산음료를 마시게 한 뒤 산둥성 허쩌시 한 여관으로 데려갔고, 미리 연락했던 리 씨에게 미성년자인 궈 씨를 판매했다. 당시 이들이 리 씨에게 인신매매 대가로 챙긴 돈은 약 500위안(약 9만 4000원)에 불과했다. 

그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궈 씨는 지난 15일 사건 발생 35년 만에 열린 1심 재판에 참석해 “지금까지 살아야 한다는 희망 같은 것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면서 “하지만 이제 조금 희망이 보인다. 최선을 다해서 인신 매매단에게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임지연 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서울EN 연예 핫이슈

추천! 인기기사
  • 딸에게 몹쓸짓으로 임신까지...인면수심 남성들에 징역 20년
  • 지옥문 열렸나…이란 미사일에 불바다 된 이스라엘 하늘
  • 기적이 일어났다…엄마가 생매장한 신생아, 6시간 만에 구조돼
  • “남편에게 성적 매력 어필해야”…‘12세 소녀-63세 남성’
  • 1살 아기 성폭행한 현직 경찰, ‘비겁한 변명’ 들어보니
  • 우크라 드론에 완전히 뚫린 러시아 본토… “자체 생산 드론,
  • 마라톤 대회서 상의 탈의하고 달린 女선수에 ‘극찬’ 쏟아진
  • 러시아, 발트해 앞마당도 뚫렸다…우크라의 러 함정 타격 성공
  • 이란의 ‘놀라운’ 미사일 수준…“절반은 국경도 못 넘었다”
  • ‘회당 5만원’ 피(血) 팔아 생계 책임지던 10대 사망…유
  • 나우뉴스 CI
    • 광화문 사옥: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124 (태평로1가 25) , 강남 사옥: 서울시 서초구 양재대로2길 22-16 (우면동 782)
      등록번호 : 서울 아01181  |  등록(발행)일자 : 2010.03.23  |  발행인 : 곽태헌 · 편집인 : 김성수
    • Copyright ⓒ 서울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 Tel (02)2000-9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