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는 29일(이하 현지시간) “지난 21일 남중국해에서 미 공군 RC-135 ‘리벳조인트’ 정찰기를 중국 인민해방군 공군의 J-11 전투기가 20피트(약 6m) 이내에서 위협 비행을 했다”면서 당시 영상을 공개했다.
미 국방부가 공개한 영상은 미 정찰기 RC-135가 촬영했으며, 중국의 J-11 전투기 바로 옆에서 나란히 비행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인도‧태평양사령부는 “중국 전투기는 합법적이고 일상적인 작전을 수행하는 미국 정찰기에 대해 안전하지 않은 비행을 했다”면서 “RC-135는 충돌을 피하기 위해 회피 기동을 해야 했다”고 전했다.
이어 “미 인도‧태평양사령부는 국제법에 따라 앞으로도 공해 및 공해 상공에서 항해와 비행을 계속할 것”이라면서 “인도‧태평양의 모든 국가가 국제법을 지키면서 공해 상공을 안전하게 사용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당국은 미 인도‧태평양사령부의 ‘경고’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중국은 최근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에서 무력 시위 등 군사적 공세를 부쩍 늘리는 추세다.
중국군은 크리스마스였던 지난 25일 대만해협 주변에서 무력 시위를 전개했다. 이날 오전 6시부터 24시간 동안 대만 주변에서 활동한 중국군 군용기는 71대에 달한다. 이중 47대는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거나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했다.
中 군사적 공세, 美의 ‘국방수권법안’에 대한 반발인 듯중국군의 잦은 무력 시위는 미국의 국방수권법안에 대한 반발 차원으로 분석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3일 미국의 국방 정책과 예산을 담은 2023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에 서명했다.
해당 법안에는 대만에 최대 100억 달러(약 12조 8400억 원)의 안보 지원과 무기 조달 등을 포함해 총 8550억 달러(약 1098조 원) 규모를 군사에 지출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구체적으로 이번 법안은 미국이 대만에 내년부터 5년에 걸쳐 100억 달러를 매년 최대 20억 달러(약 2조 6000억 원)씩 융자 형식으로 지원하고, 이를 미국산 무기 구입에 사용하게 하는 것이 골자다.
한편, 미국이 중국 전투기와 공해상에서 ‘기 싸움’을 벌였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중국 전투기와 ‘기 싸움’을 벌인 미국 정찰기 RC-135는 전자 정보(ELINT)와 통신정보(COMINT)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하고, 발신지를 추적‧탐지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북한에서 핵미사일 관련 움직임이 보일 때에도 한반도에서 감시 활동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