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온라인 매체 머스트쉐어뉴스 등의 현지 언론은 최근 17세 소녀가 아빠에게 선물 받은 가방을 들고 기뻐하는 모습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리자 누리꾼들의 조소에 가득 찬 비난 댓글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영상 속 소녀는 아빠에게 선물 받은 ‘내 생애 첫 명품 가방’이라면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아빠, 고마워요”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하지만 영상을 본 일부 누리꾼들은 “그 가방은 명품이 아니다”, “명품이 아니라고 누가 이 아이한테 알려줄 사람?”, “그 상표는 절대 명품이 아니고, 중저가에나 속하려나?”라면서 조소에 찬 댓글을 올렸다.
마음에 상처를 입은 소녀는 또 다른 영상을 올리며 “우리 가족은 필리핀에서 싱가포르로 이주했고, 집은 가난했다. 매번 유명 빵집을 지날 때마다 아빠는 ‘다음에 사주마’하고 지나쳤지만, ‘그 다음’은 한 번도 오지 않았다”면서 “나에게 이 가방은 명품이고, 이것을 선물해 준 아빠에게 너무 감사하다. 아빠는 이 가방 하나를 사기 위해서 아주 열심히 일을 하셨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부유함이 당신을 얼마나 어리석게 만들었는지 알겠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당신들에게는 S$80(약 7만5000원) 짜리 가방이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나와 우리 가족에게는 대단한 거다”고 말했다. 또한 “내가 기뻐하는 이 가방 때문에 미움을 받는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다”고 씁쓸해했다.
해당 영상이 화제가 되자 많은 누리꾼들은 “나에게도 그 브랜드 가방은 생애 첫 명품이었다”면서 소녀의 모습에 동조했다. 또 다른 누리꾼들은 “어떤 브랜드이건, 가격이 얼마 건 아버지의 사랑을 대신할 수 없다”, “부모님이 주신 것은 돈으로 따질 수 없는 사랑이다”라는 등의 댓글을 올렸다. 또한 해당 가방 브랜드 측은 “소녀의 선택에는 품격이 있다”는 댓글을 직접 올리기도 했다.
게다가 해당 브랜드의 창시자가 직접 소녀와 부친을 본사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다. 회사 측은 “소녀가 올린 영상에 달린 댓글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그녀가 힘든 상황을 대처하는 지혜와 침착한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소녀는 이번 일을 겪으면서 “모든 사람의 여건과 가치관이 다르다”면서 “하지만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과 선함을 나누어야 함을 다시금 느꼈다”고 말했다.
이종실 동남아 통신원 litta74.le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