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지진 피해 지역 중 하나인 시리아 진데리스의 무너진 건물 잔해에서 신생아가 극적으로 구조됐다. 특히 구조 당시 아기의 탯줄은 어머니와 이어진 상태였는데 안타깝게도 산모는 현장에서 숨을 거뒀다. 당시 촬영된 영상에는 한 남성이 탯줄을 막 끊어낸 신생아를 양 손으로 안고 구조대에게 뛰어가고 있는 모습이 담겨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후 병원으로 옮겨진 아기는 신생아집중치료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현재 건강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담당 의사는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기의 체온 등으로 미뤄 봤을 때, 구조되기 몇 시간 전에 태어난 것으로 보인다. 산모는 출산 당시 의식이 있었으며, 출산 직후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만약 아기가 지진 발생 직전에 태어났다면 추위 탓에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튀르키예 남부 지역에서 벌어진 동생을 위한 한 소녀의 애타는 호소도 감동을 주고있다. 지진으로 인해 무너진 건물 잔해에 갇힌 소녀는 함께 깔린 동생을 품에 안고 무려 17시간을 버텼다.
이후 구조대원이 다가가자 소녀는 "제발 우리를 구해달라"면서 울먹이며 구조를 요청했다. 다행히도 남매는 무사히 구조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현재 큰 문제없이 회복 중이라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7일 시리아 민간 구조단체 화이트헬멧 측이 트위터에 공개한 영상도 잔잔한 감동을 안겼다. 아흐메드라는 이름으로만 알려진 한 소년은 이날 시리아 북서부 알레포 북쪽 카트마 마을의 지진 피해 현장에서 극적으로 구조됐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소년은 무너진 집 잔해 속에 그대로 묻혔는데 놀랍게도 작은 발 하나가 그 사이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에 소년이 깔린 것을 확인한 구조대원들이 무너진 잔해를 치워 아이를 끌어올리자 온몸에 긁힌 자국과 피가 묻은 소년이 구조대원의 품에 안겨 울부짖었다. 보도에 따르면 소년은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 중이지만 가족의 생사 여부는 전해지지 않았다.
수많은 사상자를 낳고 있는 이번 강진은 지난 6일 오전 4시 17분 튀르키예 남부 도시 가지안테프에서 약 33㎞ 떨어진 내륙, 지하 17.9㎞에서 발생했으며, 오후 1시 24분 카흐라만마라슈 북동쪽 59㎞ 지점에서 규모 7.5의 지진이 뒤따랐다.
두 차례에 걸친 강진과 80여 차례의 여진으로 튀르키예는 물론 남부 인접국 시리아에서도 사상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현재까지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지진 사망자는 약 8100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특히 영문도 모르고 세상을 떠난 어린이들도 셀 수 없이 많은데, 유니세프(UNICEF)는 어린이 사망자 수가 수천 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