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11월 중국 충칭의 20대 남성 장보란은 내연녀와 동거했던 14층 아파트 아래로 한 살 난 아들과 두 살 딸을 고의로 밀어 살해한 사실이 관할 공안국의 한 달간의 집요한 수사 끝에 밝혀진 바 있다.
2019년 장 씨는 전처와 혼인 상태에서 미혼인 척 내연녀와 불륜 관계를 맺었고, 이듬해인 2020년에 전 부인 첸 씨와 이혼했다. 당시 첫째 딸은 전처 첸 씨가 양육, 둘째 아들은 6살이 될 때까지 아버지인 장 씨가 키우기로 한 상태였다.
하지만 사건 전날 장 씨는 무슨 일인지 돌연 전 부인인 첸 씨의 집에 있던 딸을 갑작스레 초대했고, 가족들의 눈을 피해 두 아이들을 한꺼번에 베란다 밖 아찔한 높이에서 내던지는 살인을 저질렀다.
그런데 이후 그가 사건 3년 만에 처음으로 전처인 첸 씨에게 3통의 편지를 연이어 보내며 사형 집행을 막아달라 호소한 사실이 첸 씨의 폭로로 알려지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가중됐다.
첸 씨는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장 씨는 이미 지난 2021년 12월 진행된 충칭시 재판부 1심에서 사형이 선고된 상태였으며 그가 이에 항소해 고등법원 2심 재판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면서 “그가 지난 1월 보낸 편지는 잔혹한 살인 사건 이후 그가 내게 사죄한다는 표현을 담은 첫 편지였다”고 입을 열었다.
2심 재판을 앞두고 지난 1월 한 달 동안 총 3통의 편지를 쓴 장 씨는 이 편지에서 '많은 죄책감을 느낀다. 왜 그렇게 바보 같은 짓을 했는지, 정말로 이 일을 후회한다'고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편지에 장 씨는 '진심으로 사과한다. 하나 남은 부동산을 첸 씨에게 증여하고 싶으니 이것으로 아이들에 대한 희생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도 했다. 세 번째 편지에서도 그는 '내게 남은 시간이 길지 않을 것 같다. 가장 간절한 것은 너의(첸 씨) 답장을 받는 것'이라고 적었다.
그런데 이 편지를 수령한 첸 씨와 그의 가족들은 “장 씨가 결국 사형 집행을 중단하고 감형을 노려 거짓 사죄를 하고 있다”고 더 크게 분노했다. 첸 씨는 “정말로 사죄하고 싶다면 1심 판결을 받아들여 조용히 죽음으로 증명하라”면서 “그가 쓴 세 통의 편지에는 사죄와 관련한 내용의 단어는 단 1200글자도 안 된다”고 비판했다.
첸 씨는 또 “지난 8일 장 씨에게 회신 편지를 보냈다”면서 “진정한 사죄는 양심적인 죽음으로만 받을 수 있다. 당신이 사형 선고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앞으로 중국에서 아이들을 겨냥한 각종 악행이 또다시 끊이지 않고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임지연 통신원 cci20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