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 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경찰은 아르헨티나 산후안주(州) 육로 출입국관리소에서 운석을 갖고 입국하려던 남자를 적발하고 운석을 압수했다.
카니발연휴를 이용해 칠레로 건너갔던 남자는 자동차 뒷좌석에 돌덩이들을 가득 싣고 귀국하려 했다. 세관에는 자신을 수석 수집가라고 했다.
규정상 의무적으로 신고를 해야 한다고 하자 남자는 뒷좌석에 가득한 수석을 포기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유독 1개만큼은 신고를 하고라도 반입하겠다고 했다. 세관이 돌덩이의 정체를 의심한 이유다.
세관 관계자는 “무언가 특별한 돌인 게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을 의뢰하기로 하고 문제의 돌덩이를 임시 압수했다고 말했다. 운석에 대해 전문지식이 없는 세관원들이 보기에도 범상해 보이지 않는 점도 합리적 의심에 힘을 실어주었다고 한다.
눈치 빠른 세관의 의심은 적중했다. 돌덩이는 평범한 수석이 아니라 귀한 운석이었다. 과학수사연구소에 이어 광물연구소도 정체를 운석이라고 확인했다. 철과 니켈의 성분비가 지구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는 과학적 증거도 내놨다.
운석의 지름은 27cm, 무게는 12.5kg이었다. 아르헨티나는 운석이 많이 떨어지는 나라지만 아르헨티나에서도 일반이 구하긴 쉽지 않은 크기였다.
운석은 종류에 따라 가격에 큰 차이가 난다. 가장 평범한 운석의 가격은 1g당 5~6달러 정도로 알려져 있다. 남자가 밀반입하려던 운석의 가격은 최소한 6만2500~7만5000달러(약 8400~9700만원)에 달한다는 의미다.
광물연구소 관계자는 “성분비와 상관없이 운석이라는 사실만 확인하면 비교적 쉽게 받을 수 있는 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운석의 성분에 따라 운석의 가격은 수직상승한다. 특히 운석의 성분이 철이라면 엄청난 고가에 거래될 수 있다. 현지 언론은 “복수의 전문가들에게 문의한 결과 100만 달러(약 13억원)의 가치를 갖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고 전했다.
한편 물체의 정체가 운석으로 확인됨에 따라 세관은 운석을 압수했다.
아르헨티나의 연방법은 국토에 떨어지는 운석을 문화재로 규정하고 있다. 세관은 “문화재는 수입이 불가능하다”면서 압수한 운석은 국가재산으로 귀속된다고 밝혔다.
사진=세관이 압수한 무게 12.5kg짜리 운석. (출처=티엠포산후안)
임석훈 남미 통신원 juanlimmx@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