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매체는 영국 이탈리안셰프협회의 엔조 올리베리 협회장의 발언을 인용해 ‘영국에 소재한 일부 이탈리안 레스토랑들이 이탈리안 음식의 필수 식재료인 토마토가 포함된 메뉴들을 메뉴판에서 아예 빼고 있다’면서 현지의 심각한 토마토 가격 상승 문제를 전했다.
영국에서는 지난 1~2월 사이 신선한 토마토 한 상자 가격은 기존 5파운드(약 8000원)에서 20파운드(약 3만 1400원)로 4배 이상 올랐고, 토마토 통조림의 가격도 상자당 15파운드(약 2만 3800원)에서 30파운드(약 3만 7700원)로 배가 올랐다. 샐러드의 필수 재료인 양배추 역시 기존 7파운드(약 1만 1110원)에서 22파운드(약 3만 5000원)로 무려 3배 이상 치솟았다.
눈 뜨면 오르는 가격 탓에 맨체스터에 소재한 대형마트에서는 고객 1인당 한 번에 최대 3개까지만 토마토를 구매하도록 하는 구매 제한을 실시할 정도로 상황은 악화된 분위기다. 엔조 올리베리 협회장은 “토마토를 주식재료로 사용하는 식당들은 이탈리아와 스페인, 모로코 등지에서 토마토를 수입해오고 있지만, 그 물량이 턱없이 부족한 탓에 사실 희망이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라면서 “이탈리아 음식점 중 일부는 머지않은 시일 내에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비관적인 현 상황을 전했다.
그는 또 “토마토가 비교적 적게 들어가는 화이트 피자와 화이트소스의 파스타를 손님들에게 권하거나 토마토 대신 치즈와 애호박, 가지 등을 넣어 조리하는 소스를 만들려는 시도를 하는 요리사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 정부도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나, 과일과 채소 등의 부족 위기에 대해 남유럽과 북아프리카의 악천후로 인해 농산품 생산량이 크게 감소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영국은 12~3월 겨울철에 자국 토마토 소비량의 95%를 수입에 의존하는데, 주요 수입국들의 겨울철 이상 고온과 폭설, 우박 등 이상기후가 주요 원인이 됐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영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례 없이 높게 치솟은 전기료가 영국 내 비닐하우스에서 생산된 토마토 가격을 천정부지로 뛰게 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영국 정부는 향후 몇 주 안에 토마토 가격이 예전과 같은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조지 유스티스 전 농식품환경부 장관은 26일 자신의 SNS를 통해 “토마토 부족 사태는 지금부터 앞으로 최소 한 달은 더 지속될 것”이라는 최악의 경고 메시지를 남겼다.
임지연 통신원 cci2006@naver.com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