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러시아 독립언론 소타(SOTA) 텔레그램 채널에는 ‘제580 독립 포병대대. 2023년 3월11일’이라고 적힌 팻말을 든 여성 약 20명이 나오는 영상이 이날 공유됐다.
전날 촬영된 이 영상에서 여성들은 지난해 9월 모스크바주에서 부분동원령으로 징집된 남편과 아들들이 불과 나흘짜리 훈련을 받고서 올해 3월부터 “강제로 돌격대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한 여성은 “내 남편은 적과 맞닿는 전선 위에 있다. 징집된 이들은 도살장으로 가는 양처럼 요새화된 지역에 있는 중무장한 적군 100명을 상대로 한 번에 5명씩 보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조국을 위해 봉사할 준비가 돼 있지만, 그건 훈련받은 주특기에 대한 것이지 돌격대원으로서가 아니다. 그들은 포병인 말큼 전선에서 물리고 야포와 포탄을 지급할 것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지난해 9월 예비군 약 30만 명 징집
지난해 2월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은 예상외로 전쟁이 장기화하자 지난해 9월 예비군을 대상으로 부분동원령을 발령, 약 30만 명을 징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러시아 현지에선 징집병들이 제대로 된 훈련이나 장비 지급 없이 전선에 내몰려 총알받이처럼 소모되고 있다는 불만이 들끓고 있다.
징집병의 가족들은 특히 규율 문제와 중간급 장교들의 지휘력 부족, 훈련 미비, 군복·식량·의료 물자 보급 부실 등을 심각한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고 CNN은 덧붙였다.
현재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동부 요충지인 바흐무트를 둘러싼 채 우크라이나군과 치열한 교전을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군은 지난 1월 동쪽 솔레다르를 점령한 후 바흐무트 동쪽 구역 대부분을 점령하고 도시를 포위하려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측은 이곳에서 지난 한 주 사이에만 1100명이 넘는 러시아군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밤 영상 연설에서 이같이 밝히고 “러시아군의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다른 러시아군 1500명도 더는 전투에 참여할 수 없을 정도의 중상을 입었다면서, 적 탄약고 10곳 이상과 수십 대의 장비도 파괴됐다고 덧붙였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