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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부하들 잃을 수 없어”…전투 거부한 러軍 제독, 푸틴이 해임

작성 2023.04.24 16:38 ㅣ 수정 2023.04.24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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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 크렘린궁이 해임한 것으로 알려진 전 태평양 함대 사령관 세르게이 아바키얀츠(66) 제독
우크라이나의 봄철 대반격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군의 최고위급인 제독(해군 장성)을 해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뉴스위크 등 외신의 20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세르게이 아바키얀츠(66) 제독은 지난주 크렘린궁(러시아 대통령실)의 명령으로 핵 폭격기 등과 관련한 훈련 중 러시아 태평양 함대 사령관직을 박탈당했다. 

러시아 태평양함대 측은 아바키얀츠 제독이 러시아 국방부의 병역제한 연령(65세)에 도달해 직위가 바뀌었다고 설명했지만,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국방부의 기습 대비태세 점검이 계속되는 가운데, 아바키얀츠 제독이 크렘린궁에 의해 강등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ISW는 “현재 우크라이나에 주둔하는 사령관이나 발레리 게라시모프 참모총장 겸 특별군사작전 총사령관, 올레그 살류코프 러시아 연방 통합 부사령관 등을 포함한 몇몇 러시아 장성들은 65세가 넘어서도 러시아군에서 복무했다”고 전했다. 

이어 “아카비얀츠 제독의 강등은 올해 초부터 불레다르 인근에서 태평양함대 해군 보병의 성과 부진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그가 태평양에서 대규모 훈련을 수행하는 데 어떤 식으로든 실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부하들을 잃을 수 없다며 상부 명령 반복적 거부"

실제로 러시아군 안팎에서는 아바키얀츠 제독이 “내 부하들이 ‘(우크라이나) 대포의 먹이’가 되는 것을 볼 수 없다”면서 전장에 직접 개입하지 않으려 노력해왔다는 주장이 나왔다. 

아바키얀츠 제독은 우크라이나 전장에 투입해 싸우라는 상부의 명령을 반복적으로 저항하거나 거부했고, 이에 군 당국은 아비키얀츠 제독이 이끄는 부대 대신 훈련이 부족하고 미숙한 병사들을 전장에 투입해야 했다. 

러시아군의 한 소식통은 현지 언론에 “아바키얀츠 제독은 해군 총사령관에게 함대가 망가지게 보고 있지 않을 것이며, 훈련받은 장교들과 잘 조직된 승무원들이 (우크라이나 전쟁 투입으로) 흩어지게 두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특히 우크라이나에 강제 파병된 엘리트 해병대원들이 입은 손실에 꾸준히 분노해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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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장소 미상의 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진영으로 다연장 로켓을 발사하고 있다. 2023.02.14. AP 뉴시스
언급된 ‘아바키얀츠의 분노’는 지난 2월에 있었던 우크라이나 불레다르와 파블리브카 일대 전투를 의미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지난해 말부터 러시아 태평양 함대 소속 병사들까지 우크라이나에 투입돼 전투에 임했다. 지난 2월에는 동부 요충지로 꼽히는 불레다르와 파블리브카 일대 전장에 태평양 함대 소속 제155분리 근위 해병 여단 소속을 투입했다가 탱크 수십 대를 손실했다. 

당시 155여단 해병대원 중 우크라이나군과 나흘간의 전투로 발생한 사상자는 300명에 달했다. 

영국 더 선은 러시아 현지 군사비평가들을 인용해 “러시아군 부대가 치명적인 손실을 본 것은 제대로 훈련되지 않은 신병에게 공격을 명령한 사령관의 실수로 확인됐다”고 보도했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당시 불레다르에서 러시아군이 굴욕적인 손실을 입은 것은 아바키얀츠 제독이 ‘진짜’ 정예부대 대신 미숙한 병사들이 투입됐기 때문이라는 추측을 내놓았다. 

아바키얀츠 제독은 불레다르와 파블리브카 전투에서 상당한 규모의 손실을 입은 뒤 불만이 커졌고, 이후 크렘린궁의 명령을 무시한 채 태평양 함대를 책임지고 있는 동안에는 더 이상 군대를 보내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바키얀츠 제독 해임, 국방부 아닌 크렘린궁이 발표, 왜?

크렘린궁을 아바키얀츠 제독을 태평양 함대 사령관직에서 해임시킨 뒤 군사 훈련 및 애국 교육을 담당하는 부서의 책임자로 ‘재임명’했다. 새로운 태평양 함대 사령관직에는 발트함대 사령관이었던 빅토르 리나가 임명됐다. 

ISW는 “러시아 국방부가 아닌 크렘린궁이 아바카얀츠 제독의 해임과 새로운 직책을 발표한 이유는 불분명하다”면서 “크렘린궁은 그를 상급 작전 사령관에서 군사 관료로 강등시키면서 이를 ‘재임명’라고 설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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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 태평양함대 대잠 구축함 ‘아드미랄 트리부츠’ 자료사진. 타스 연합뉴스
한편, 새로운 수장을 맞은 러시아 태평양 함대는 24일 대잠 구축함 아드미랄 트리부츠를 동원해 동해에서 대잠수함 훈련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1983년 취역한 아드미랄 트리부츠함은 태평양함대의 주력 ‘잠수함 킬러’ 전력으로 활동하고 있다. 

태평양함대는 이날 함대 전투훈련 계획 일환으로 아드미랄 트리부츠함이 해군 헬기와 연대해 적 잠수함을 수색하고 어뢰를 사용, 격파하는 등 전투훈련을 벌인다고 밝혔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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