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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차례 업어치기’로 7세 소년 숨지게한 대만 유도사범, 징역 9년 확정

작성 2023.07.28 15:13 ㅣ 수정 2023.07.28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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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차례 업어치기’로 7세 소년 숨지게한 대만 유도사범, 징역 9년 확정
대만에서 7세 소년을 유도 업어치기 27번으로 숨지게 한 유도 사범이 징역 9년형을 확정받았다.

27일 대만 중앙통신(CNA) 등에 따르면 대만 최고법원(대법원)은 이날 유도 유단자인 허퉁러 씨에 대해 피해자를 매우 부당한 훈련 방식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 책임을 엄중하게 물어야 한다며 이같이 판결했다.

현재 70세로 알려진 허 씨는 지도자 자격증은 없지만, 유도 6단을 보유하고 있다. 1944년부터 대만 중부 타이중 펑위안 지역 유도관에서 자원봉사 지도사범으로 활동해 왔고, 지난 2021년 4월 8일부터 피해자 황모 군을 가르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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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랴오모 군이 황모 군에게 업어치기를 하는 동안 허 씨(왼쪽)가 다가가고 있다. / 사진=황모 군 가족 페이스북
사건은 황 군이 유도를 배우기 시작한지 2주 후에 발생했다. 허 씨는 황 군에게 그간 알려준 업어치기와 낙법 등 유도 기술을 확인해보겠다며 11세 랴오모 군과 대련하도록 지시했다. 그러나 황 군은 자신보다 몸집이 큰 랴오 군과 유도 기술을 교정해주겠다는 허 씨로부터 여러 차례 업어치기를 당했다.

당시 황 군은 구토까지 하고 “머리가 아프다”며 그만해 달라고 여러 차례 애원했지만, 허 씨는 엄살을 부린다며 들어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잔혹한 대련은 황 군이 의식을 완전히 잃고 나서야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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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번의 유도 업어치기로 힘들어하는 황모 군(빨간색 원)의 모습. / 사진=황모 군 가족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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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 씨 등으로부터 업어치기를 당한 후 혼수상태에 빠진 황모 군의 모습. / 사진=황모 군 가족 페이스북
황 군은 유도관 밖에서 기다리던 삼촌에 의해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러나 황 군은 뇌출혈과 다발성장기손상으로 사고 발생 70일 만인 2021년 6월 29일 병원에서 숨졌다. 혼수 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한 데다 상태가 극도로 나빠져 더는 가망이 없다는 의료진의 판단을 황 군의 부모가 받아들인 것이었다.

허 씨는 이후 검찰 조사에서 자신은 7차례만 업어치기를 했고 황 군이 유도관 실내 기둥이나 거울에 실수로 부딪혀 발생한 것 같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유가족에게 사과도 하지 않았다.

1심 법원인 타이중 지방법원 합의부는 지난해 6월 “피고인은 유도 유단자이긴 하지만 지도자 자격증을 갖고 있지 않다. 훈련 당시 황 군의 자유로운 의사 표현권과 체벌·비인도적 징벌을 피할 권리를 무시하고 원생의 개별적 신체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매우 부당한 훈련 행위로 사망에 이르게 했다”면서 징역 9년을 선고했다.

2심 법원인 타이중 고등법원도 지난 2월 무자격 유도 사범인 허 씨의 20차례 업어치기로 인해 발생한 뇌출혈 등으로 황 군이 사망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원심의 형이 적정하고,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인정할 수 없다면서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

이에 대해 허 씨 측과 검찰은 재차 항고했으나, 최고 법원은 ‘고의적 상해치사죄’를 적용한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다면서 허씨 측과 검사의 상고를 기각했다.

사망한 소년의 아버지는 “어떤 판결로도 내 아이가 돌아올 수 없다”면서 형량이 9년에 그친 데 대해 의구심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만약 할 수만 있다면 내 애끓는 심경을 똑같이 느끼게 해주고 싶다”고 토로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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