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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취한 러 군인 2명, 아이 포함 우크라 일가족 9명 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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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 군인 2명이 우크라이나 일가족 9명을 살해했다. 사진 왼쪽은 현장에서 숨진 시신, 오른쪽은 생일잔치 후 식탁의 모습
러시아 군인들이 2명의 어린이를 포함 우크라이나 일가족 9명을 살해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지난 3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CNN 등 외신은 러시아 당국이 현재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볼노바카에서 우크라이나 일가족을 살해한 혐의로 러시아 군인 2명을 체포해 조사 중에 있다고 보도했다.

충격적인 사건은 지난 27일 밤 볼노바카의 한 가정집에서 벌어졌다. 당시 극동 출신으로만 알려진 러시아 군인 2명은 한 가정집으로 들어가 잠자고 있던 집안의 가장 에두아르드 카프카네츠(53)와 그의 아내, 아들 내외와 각각 9세, 5세 손주 등 총 9명을 모두 사살했다. 특히 사건 당시 술에 취한 것으로 알려진 이들 군인들은 기관총에 소음기를 장착하고 들어가 침대에 누워 잠자던 가족들을 한명씩 한명씩 살해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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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에서 숨진 에두아르드 카프카네츠의 아들과 두 손주의 모습
더욱이 학살이 벌어지기 몇시간 전 가족들은 카프카네츠의 아내이자 엄마인 타티아나(51)의 생일잔치를 벌인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실제 도네츠크 검찰이 공개한 사건 현장에는 참혹했던 학살의 순간이 고스란히 담겼다. 수차례 총을 맞아 피가 흥건한 침대 위에서 마지막 포옹을 하고 숨진 부부의 모습이 그대로 담긴 것. 여기에 식탁 위에는 생일잔치 후 아직 치우지 못한 음식과 구석에 놓인 꽃다발이 주인을 잃고 쓸쓸히 남겨졌다.

러시아 수사관들은 이들의 살해 동기를 일종의 개인적인 갈등으로 보인다고 말했으나 도네츠크 검찰은 이달 초 군인들이 이 가족에게 러시아군 부대를 수용하기 위해 집을 비워달라고 요구했으나 이를 거부한 후 벌어졌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정부 역시 이 사건에 대한 비판 성명과 함께 별도로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에대해 영국 가디언 등 외신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살해한 혐의로 자국 군인을 체포한 최초의 사건"이라고 보도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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