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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뜨거워지는 데이터 센터…시원한 바닷물이 답? [고든 정의 TECH+]

작성 2024.06.29 12:34 ㅣ 수정 2024.06.29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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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양한 해저 서버. 출처: 마이크로소프트
지구는 점점 더 더워지고 있습니다. 매년 인간이 막대한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기 때문에 이는 당분간 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따라서 냉방을 위한 전력 수요도 매년 증가하면서 다시 온실가스 배출을 늘리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최근 이런 악순환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곳이 데이터 센터입니다. IT 산업이 성장하면서 데이터 센터도 매년 더 커지고 있는데, 최근 여기에 기름을 부은 것이 바로 AI 열풍입니다. 예를 들어 작년 한 해 동안만 판매된 엔비디아의 데이터 센터 GPU는 376만 개입니다.

이 GPU들을 매일 쉬지 않고 가동하려면 산술적으로 연간 14.3TWh의 전력이 필요합니다. 데이터 센터 하나의 평균 전력 소모가 25GWh로 일반 가정집 6,000세대와 비슷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작년에 팔린 데이터 센터 GPU가 데이터 센터 6,000개만큼의 전력을 추가로 소모한 셈입니다.

하지만 좀 더 정확히 말하면 AI GPU가 사용한 전력의 양은 이것보다 훨씬 많습니다. 데이터 센터 전력 소모의 상당 부분이 서버에서 나오는 엄청난 열을 식히는데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통상 데이터 센터 전력 소모의 40%는 냉각에 사용됩니다. 지구가 뜨거워지고 서버도 점점 더 뜨거워지면서 IT 기업들은 냉각에 들어가는 에너지를 절감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10년 전부터 차가운 바닷물 속에 해저 데이터 센터를 구축해 열을 식히는 방법을 연구해 왔습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는 해저 데이터 센터 개발 프로그램인 프로젝트 나틱(Project Natick)의 2단계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연구팀은 2018년 12m 길이의 거대한 원통형 밀폐 용기 안에 855개의 서버를 넣고 차가운 스코틀랜드 인근 해안 바다 속에 넣었습니다. 이 안에 있는 서버는 차가운 바닷물에 의해 온도가 낮게 유지되기 때문에 냉각에 많은 에너지를 사용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쉽게 꺼내서 수리할 수 없는 만큼 서버의 안전성이 해저 데이터 센터 상용화의 가장 큰 관건으로 지목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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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에 들어가기 전 점검하는 해저 데이터 센터. 출처: 마이크로소프트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에 의하면 테스트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바닷물 속에 들어가 있던 서버는 육지에 있던 대조군과 비교해서 작동을 멈출 가능성이 1/8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구체적으로 말해서 지상에서 5.9% 서버가 멈출 동안 해저 데이터 센터에서는 0.7%만 작동을 멈췄습니다. 서버의 핵심인 안전성에서 월등한 결과를 얻은 것입니다.

사실 전자 장치의 수명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온도입니다. 특히 쉬지 않고 가동하는 서버의 경우 온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북해의 차가운 바닷물에 잠겨 있는 해저 데이터 센터는 땅 위에 있는 대부분의 데이터 센터보다 온도를 계속 낮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물론 서버를 밀폐 용기에 넣고 바닷속에서 관리하는 것도 상당한 비용을 소모하기 때문에 해저 데이터 센터가 바로 대중화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대형 IT 기업들은 절감할 수 있는 비용과 들어가는 비용을 신중히 비교한 후 본격적으로 해저 데이터 센터를 건설할 것인지를 결정할 것입니다. 다만 속수무책으로 늘어나는 데이터 센터 전력 수요와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 비용이 조금 더 들더라도 이런 대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고든 정 과학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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