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탐플은 2002년 6월 페루 우아스카란 정상에 오르다 사고를 당했다. 페루 앙카시 지방에 위치한 우아스카란은 페루 최고봉으로 높이는 해발 6768m에 이른다. 스탐플은 친구 2명과 함께 우아스카란 정복에 나섰다가 눈사태를 만나 사고를 당했다. 사고가 발생한 곳은 당시 등반객들을 위해 페루가 설치해 운영하던 넘버 원 캠프였다. 이 캠프는 해발 5200m 지점에 위치해 있다.
페루 경찰구조대는 눈사태 사고를 인지한 뒤 바로 수색에 나서 스탐플과 함께 정상에 오르던 친구 1명의 시신을 수습했지만 스탐플과 나머지 1명 친구의 생사를 확인하진 못했다. 경찰은 당시 “사고가 난 곳이 워낙 고산지대인 데다 악천후까지 겹쳐 수색을 중단해야 했다”고 밝힌 바 있다.
22년이 지나 다시 수색에 나선 경찰구조대는 눈에 덮여 있는 스탐플의 시신을 찾아냈다. 기상조건 탓에 시신은 미라가 된 상태였다고 한다. 그가 입고 있던 등산복과 착용하고 있던 등산화, 등정할 때 사용했던 로프 등도 양호한 상태였다. 스탐플의 신원을 확인하는 데는 운전면허증이 결정적이었다. 시신의 안주머니에서 나온 운전면허증을 보고 페루 경찰은 성명과 주소를 확인할 수 있었다.
페루 경찰은 “실종자 정보에 있던 주소까지 정확히 일치해 발견된 시신이 스탐플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구조대 관계자는 “스탐플의 시신을 22년 만에 발견해 다행이지만 그의 또 다른 친구 1명은 아직 실종자 신분”이라면서 “그를 찾아낼 때까지 수색작전은 끝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