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 과학

해양 미세플라스틱 먹는 곰팡이 발견…배양 석달만에 분해능력 15% 향상 [와우! 과학]

페이스북 공유 트위터 공유 카카오톡 공유 네이버블로그 공유
확대보기
▲ 폴리우레탄을 넣은 배양 접시 위에 있는 곰팡이. 투명한 부분이 곰팡이에 먹힌 부분. 출처=하와이 대학 론자 스테인바흐


플라스틱은 가볍고 썩지 않으며 가공하기 쉽고 저렴한 소재로 우리 생활 곳곳에서 사용되고 있다.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은 1950년 200만 t에서 2019년 4억 6000만 t으로 230배나 증가했다. 하지만 썩지 않는다는 장점이 이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되고 있다. 세계 각지에서 버려지는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썩지 않고 그대로 남아 환경을 오염시키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썩지 않는 대신 물리적인 마찰로 조금씩 작은 부스러기로 변해 미세플라스틱이 된다는 것이다. 적어도 5㎜ 이하 크기의 작은 플라스틱 입자는 해양 생태계의 기반을 이루는 해양 플랑크톤과 잘 구분되지 않기에 많은 해양 생물들이 먹이로 오인해 먹게 된다. 이에 따라 각종 오염 물질에 노출되는 것은 물론 플라스틱이 체내에 쌓여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이미 작게 쪼개진 바닷물 속 미세플라스틱을 회수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과학자들은 미세플라스틱을 효과적으로 분해할 수 있는 미생물과 곰팡이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독일 연구팀이 미세플라스틱을 분해하는 곰팡이를 보고한 데 이어 미국 하와이 대학 연구팀은 생각보다 많은 해양 곰팡이가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플라스틱을 만드는 고분자 탄화수소는 단단히 결합해 있어 쉽게 분해되지 않지만, 일부 미생물과 곰팡이는 이를 분해해 에너지원으로 삼을 수 있다. 하와이 대학의 론자 스테인바흐가 이끄는 연구팀은 바다에 있는 곰팡이 가운데 얼마나 많은 종이 플라스틱 분해 능력을 지니고 있는지 알기 위해 하와이 해변과 인근 바다에서 68종의 해양 곰팡이를 모아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흔히 사용되는 플라스틱 소재인 폴리우레탄과 곰팡이를 넣고 배양해 분해 능력을 시험했다. 그 결과 의외로 많은 42종의 곰팡이가 조금이라도 폴리우레탄을 분해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더 놀라운 일은 3개월 배양했을 뿐인데도 분해 능력이 15%나 향상되는 종도 있다는 것이었다.

연구팀에 따르면 해양 곰팡이 가운데 연구된 것은 1%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훨씬 뛰어난 분해 능력을 지닌 곰팡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플라스틱 분해 능력이 우수한 곰팡이를 찾아내 품종을 개량하고 대량으로 배양한 후 미세플라스틱 오염이 심한 지역에 살포하는 방식으로 오염을 줄일 수 있다.

물론 이 단계까지 가기 위해서는 많은 연구가 필요하고 비용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지만, 해양 미세플라스틱 문제의 심각성을 생각할 때 가능한 모든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고든 정 과학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TWIG 연예/이슈/라이프

추천! 인기기사
  • “아내가 여행 가서 가능”…6~14세 딸 강간·촬영·공유한
  • 50대 아동부 장관 “15세 소년과 성관계, 임신-출산 인정
  • 美 여행 한국인 여성 3명 실종…‘22중 연쇄 추돌사고’가
  • 공중서 ‘쾅’…프랑스 공군 곡예비행팀 에어쇼 연습 중 충돌
  • 중국이 중국했다?…“지진에 무너진 917억짜리 건물서 ‘짝퉁
  • “푸틴은 곧 죽는다. 이건 팩트”…끊이지 않는 ‘예언’, 증
  • 점령할 때는 좋았는데…결국 우크라이나에 ‘수렁’ 된 러 쿠르
  • 손 잘린 시신 9구, 고속도로에서 발견…“카르텔 조직의 ‘보
  • 총 850m 교량으로 탱크 상륙…위성으로 본 대만 침공용 中
  • “여보, 우크라 여성 강간해도 돼”…남편 부추긴 아내의 결말
  • 나우뉴스 CI
    • 광화문 사옥: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124 (태평로1가 25) , 강남 사옥: 서울시 서초구 양재대로2길 22-16 (우면동 782)
      등록번호 : 서울 아01181  |  등록(발행)일자 : 2010.03.23  |  발행인 : 김성수 · 편집인 : 김태균
    •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Tel (02)2000-9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