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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전 ‘인신공양’에 사용한 마야 제단 발견 “유골 다수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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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테말라 밀림 마야 유적지에서 발견된 인신공양 제단. 엘 티그레 고고학 발굴팀


고대 마야 문명 때 인신공양과 제물 봉헌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제단이 과테말라 밀림에서 발견됐다.

23일(현지시간) 중남미 언론에 따르면 과테말라 문화부는 멕시코 및 벨리즈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북부 페텐주(州)의 밀림 지역 내 엘 티그레 고고학 유적지에서 제단으로 보이는 구조물이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구조물 주변에서는 제단에서 제물로 바쳐진 것으로 보이는 유골이 다수 발굴됐다.

과테말라는 2025년부터 엘 티그레에서 프랑스, 멕시코, 캐나다 등 다국적 고고학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고대 유적 발굴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과테말라 문화부는 이번 발견으로 마야 문명의 가장 복잡한 시기 중 하나를 연구하고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단서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발견된 제단은 높이 2.2m, 지름 5m 규모의 원형으로 한쪽으론 직사각형 형태의 구조물과 연결돼 있다. 제단과 직사각형 구조물을 합치면 전체 길이는 약 10m에 달한다.

제단은 정교하게 다듬어진 대형 석회암 블록으로 축조돼 당시 기술을 엿볼 수 있다. 가장자리에는 장식 몰딩이 설치됐던 흔적이 남아 있고 붉은색 안료로 치장한 자국도 발견돼 당시 최고의 화려함을 자랑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축조 시기는 기원전 100년에서 서기 150년 사이로 추정된다. 문화부는 “약 2000년 전 만든 구조물이지만 거의 훼손되지 않아 보전 상태가 뛰어나다”면서 2025년 시작한 발굴 프로젝트 최대 성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고고학계가 발견된 구조물을 인신공양에 사용한 제단으로 보는 건 이 같은 추론을 뒷받침하는 매장의 흔적이 다수 발견된 때문이다.

발굴에 참여한 프랑스의 고고학자 줄리앵 이케는 “구조물 북쪽에서 생후 3개월이 채 되지 않은 영아의 유골이 동물 형상의 장식이 있는 그릇 아래에서 발굴됐다”고 밝혔다. 구조물 서쪽에선 7~9세 사이로 추정되는 어린이의 유골이 나왔다.

구조물 중앙 대형 용기 아래에선 30~40세로 추정되는 성인 남성의 유골이 나왔는데 유골 곁에선 가오리 꼬리 가시로 만든 송곳 모양의 도구가 출토됐다. 가오리 꼬리 가시로 제작한 송곳은 마야 문명 종교 의식에서 자해 의례 때 사용된 도구로 알려져 있다.

문화부는 “구조물 축조 때부터 매장된 것으로 보이는 영아와 어린이의 유골이 계속 나오고 있는 점, 이른바 자가 희생(자해) 도구가 나온 점 등을 볼 때 종교적 의식을 위한 구조물 즉 인신공양을 위한 제단으로 보는 게 가장 합리적이라는 것이 학계의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금의 과테말라와 멕시코,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벨리즈 등 메소아메리카에서 꽃핀 마야 문명은 250~900년 고전기에 절정에 달했다가 후기 고전기(900~1200년)에 접어들면서 쇠퇴하기 시작했다.

임석훈 남미 통신원 juanlimm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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