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대선

[직격 인터뷰] 무소속 이회창 KTX 동승기

작성 2007.12.09 00:00 ㅣ 수정 2007.12.09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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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인 9일 오전 9시 서울 신도림역 유세를 마친 무소속 이회창 후보를 인터뷰하기 위해 오후 1시 KTX를 함께 탔다. 대전으로 가는 길이다.BBK 수사발표 뒤 첫 공식 인터뷰에 나선 이 후보는 여론조사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질문에 난색을 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곧 “여론조사에서 곧 원래의 추세가 회복될 것이고, 일주일 안에 기막힌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신당 창당 계획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를 향해서는 “뜻을 같이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오늘 방송연설 녹화를 통해 대선 이후 내년 총선을 앞두고 신당을 창당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어떤 정당을 구상하고 있는가.

-국민중심당 심대평 대표와 연합하며 창당의 시작을 만들었다. 전국 규모의 정당을 지향하고, 지금까지와 전혀 새로운 정당을 만들겠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도 영입 대상인가. 대구 유세에서 박 전 대표가 볼모로 잡혀 있다고 했는데, 어떤 의미인가.

-한나라당 내부를 포함해 뜻을 같이할 모든 분들과 함께 할 것이다. 창당에 있어서 누구를 영입하겠다고 구체적으로 거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으로 적절치 않다고 보는 한나라당 분들도 있겠지만, 당 안에 있어서 그런 의사표현을 할 수 없는 처지에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박 전 대표와 관련해 볼모라는 말을 썼다. 박 전 대표가 저와 뜻을 같이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새로운 보수정당이 만들어지는 셈인데, 이 후보가 창당했던 한나라당과 어떤 부분에서 차별을 두는가. 또 이명박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은 이제 없어진 것인가.

-한나라당은 지금 대북정책과 관련해 한반도 평화비전과 같은 이상한 것을 내놓으며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원래 한나라당이 갖는 보수의 측면이 있다. 어쨌든 저는 한나라당의 문제는 후보로 이명박씨가 된 것이라고 본다.

이명박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가 된 게 잘못이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그러한가.

-이명박 후보도 장점이 많다. 인간적으로 폄훼하려는 것이 아니라, 다음 시대 대통령으로 시대정신에 맞지 않다고 본다. 경제를 시대정신이라고 하는데, 경제와 시대정신은 별개의 것이다.

선진국을 위해 필요한 것은 정직한 신뢰를 모으는 리더십, 법과 원칙을 지켜 사회를 세우는 것, 국가의 안정을 되찾는 것이다. 이런 시대정신이 마련돼야 그 위에서 경제가 뛸 수 있다.

이 후보와 캠프 모두 BBK 수사결과 발표를 못믿고 있는 듯하다. 이명박 후보가 해명할 부분이 남았다고 보나.

-저는 검찰이 제대로 공정하고 정확히 사실을 밝히는 것으로 끝내길 바랐다. 그런데 수사결과 발표 이후 의혹이 증폭돼 60%의 국민들이 믿지 못하고, 검찰 수사결과에 의혹을 품게 하는 동영상이 돌아다니는 상황에서 검찰 조사가 모두 끝났다는 말은 무리가 있다.

구체적인 내용은 모르지만, 국민들이 의혹을 갖고 있는 부분에 대해 이명박 후보가 좀 더 밝힐 필요가 있다.

출마선언 당시 살신성인할 수도 있다고 한 것과 관련, 이명박 후보와의 막판 단일화 예상이 나왔다. 창당 선언을 한 지금 그 때 말한 살신성인의 뜻을 다시 설명해 달라.

-대의를 위해 나온 것임을 강조한 말이다. 정권교체다운 정권교체가 돼야 한다고 여러번 말했다. 아무나 해도 정권교체가 된다면 제가 나올 필요가 없었다. 진정으로 다음 시대를 여는 정권교체를 위해, 대의를 지키기 위한 신념으로 나온 것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이 후보를 향해 극우라는 비판이 있다. 새로 만들어지는 당 역시 극우 정당이 되는 게 아닌가하는 예상이 있다. 마찬가지로 집권했을 때 극우 내각이 구성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극우 또는 강경이라고 말하는 것은 전혀 가당치 않다. 대북정책을 따져 보면, 저는 북핵을 폐기하고 대북정책을 원칙있게 하자고 주장한다. 햇볕정책의 목적도 따지고 보면 그런 데 있었다.

북한 체제의 자유와 개방, 개혁을 이끌어 내기 위해 유효한 정책이 돼야 한다.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은 교류·협력의 폭이 넓어진 측면이 있지만 북한이 핵을 보유하는 현상도 일어났다. 바꿔야 한다. 싸우자고 하는 게 아니라 북한이 평화·공존의 필요를 느끼고 나올 수밖에 없게끔 지원과 협력을 수단으로 갖고 가자는 것이다. 제 주장은 남북 관계를 위한 실효적 방법론에 관한 것인데, 이를 강경보수로 보는 것은 맞지 않다. 또 집권해서 이회창 정부가 선다면, 지역과 출신을 따지지 않고 폭넓게 인재를 쓸 것이다.

무소속 후보인데, 대선자금을 어떻게 마련해 쓰고 있나.

-무소속 후보가 이렇게 돈 구하기 어려운 줄 몰랐고, 우리가 이렇게 고비용 정치를 하고 있는지 몰랐다. 공식으로 하는 TV연설이나 신문광고에도 돈이 많이 든다. 게다가 무소속 후보는 후원금을 쓸 수 없어 자기 돈이 아니면 차입금으로밖에 선거를 치를 수 없다. 당선 가능성이 크다고 하면 빌리기 쉬울 것이고, 아니면 빌리기 어려울 것이다.

다른 후보들은 모두 광고가 나오고, 제 광고만 안 나오면 유권자들이 “출마 포기했나.”라고 생각할 테니 안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 후보가 당선되면 삼성 특검법안이 제대로 될까 하는 우려가 있다.2002년 대선자금 문제가 걸리고, 보수후보로서의 친기업정책을 펴는데 특검법안이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하는 인식을 갖고 있는게 아니냐는 얘기다.

-대선자금이 남았다면 이렇게 고생하고 있지 않았을 것이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삼성 특검법안을 반대한다는 말은 틀린 생각이다. 저는 3가지를 중점적으로 강조한다.

첫째가 기업에 의한 성장의 촉진이고, 둘째가 공정한 경제다. 기업이 활동해도 지켜야할 경쟁룰이 있는 것이다. 세번째가 따뜻한 경제다. 경제적인 약자, 시장경제에서 탈락한 사람들에 대한 배려는 자유주의 근본정신에 들어가 있다. 그래서 삼성 특검 문제가 재벌의 부정한 행위와 관련된 부분이 있다면 철저하게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가개조론을 공약으로 들고 나왔지만, 구체성이 부족한 데다 지방의 재정자립도를 감안할 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뜬구름 잡는 생각 아니냐 하는데, 최소한의 인프라를 갖추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 인프라 구축 측면에서 노무현 정부 아래에서 행정복합도시니 혁신도시니 하는 것이 제가 구상하는 강소국 연방제 도입에 매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임기 5년 동안 실현할 수 있는 구상은 아니다.50년,100년을 내다보고 국가개조 위원회를 만들어 전체적인 준비 작업을 한 뒤 해나가야 할 일이다.

표심에 직접 닿는 생활공약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표심을 확 끌어당길 것이 있으면 좋겠지만, 사실 공약에는 딜레마가 있다. 표심을 끌어 당기는 것은 허황돼서 뱉어내기 쉬우나 주워담기 어렵다. 그러나 성공했다.97년 김대중 후보가 농민부채탕감을 내걸었고,02년 노무현 후보가 행정중심도시 공약을 내걸었다. 그 피해자가 나다.

사람들은 공약이 지켜지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안 하는 사람보다 낫지 않으냐고 말한다. 그렇지만 터무니없는 공약을 해서는 안된다는 게 기본생각이다. 다만 출마선언 뒤 사람들을 만나보니 가장 마음을 울리는게 서민을 잘 살게 해달라는 것이다. 그래서 몇 가지 정책을 만들었다. 그런 부분에서 서민과 중소기업 세부담을 줄이고, 세금을 물가와 연동하는 방안, 유류세를 낮추는 방안은 실현할 수 있는 공약이라고 생각한다. 일자리는 강소국 연방제가 되면 자연히 늘어나는 부분이 있고, 눈을 해외로 돌려 이른바 해외 봉사단 등에 대한 공약도 마련했다.

글 / 홍희경 구동회기자 saloo@seoul.co.kr

영상 / 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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