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충칭(重慶)시 유양(酉陽)현에 사는 저우잉러(周永樂)씨는 지난 2006년 유양현 골동품 시장에서 두 권의 고서(古書)를 구입했다. 유양현은 중국 소수민족 중 하나인 투자족(土家族·토가족)이 살았던 지방으로 알려져 있다.
저우씨가 구입한 두 권의 책은 각 20여 장의 페이지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안에 쓰인 글자는 번체자(繁體字·한국과 대만에서 사용하는 정체자)와 비슷하지만 현재의 글자하고는 다른 모양이다.
특이한 점은 누군가가 본래의 글자 옆에 현재 쓰이고 있는 한자로 ‘번역’을 해 놓았다는 사실이다.
저우씨는 “골동품을 판 상인이 ‘투자족의 유적지에서 발견한 것’이라고 했다.”면서 “옆에 작게 쓰여 있는 간체자를 보지 않고는 한 글자도 읽을 수가 없다.”고 전했다.
이어 “글자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혼자 여러 서적을 찾아보기도 하고 그 지역에 사는 고령의 노인들에게도 물어봤지만 알 수 없었다.”며 “결국 문화 연구소에 도움을 요청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책을 살펴본 충칭 첸장민족연구소(黔江民族硏究所)소장 허융(何勇)씨는 “나 뿐 아니라 문화·한자 전문가들도 모두 모르는 글자” 라며 “투자족은 예로부터 자신들만의 말은 있었지만 문자는 없었다.
이어 “만약 이것이 투자족의 문자로 밝혀진다면 소수민족의 역사 뿐 아니라 한자의 역사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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