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대표팀 선발이 유력한 장즈쟈는 27일 대만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승엽은 일본 리그에서 몇번 상대해 봤는데 내 공을 잘 못쳤다.
이번에 만나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장즈쟈는 지난 2002~2006년 세이부에서 활약했고 이승엽은 지난 2004~2005년 일본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뛰었다. 둘 다 퍼시픽 리그라 맞대결의 기회가 적지 않았다.
장즈쟈는 “내 기억으로는 8번 정도 대결했는데. 안타를 두개 맞았다. 안타가 모두 홈런이라 기록상으로는 썩 좋은 건 아니지만 홈런 한개는 바람의 영향으로 펜스를 넘어간 것이었다”면서 “전반적으로 내 공을 못쳤다는 생각이다. 이번에도 좋은 승부를 할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이승엽은 롯데 시절이던 2004년 5월1일. 9월21일 장즈쟈를 상대로 홈런을 뽑았다. 두번째 홈런은 세타자 연속홈런이라는 진기록으로 연결됐다. 장즈쟈가 맞대결 기록을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한 것이다.
장즈쟈가 의욕을 앞세워 다분히 과장 섞인 선전 포고를 한 셈인데 그에 앞서 이승엽을 평가한 천진펑(라뉴)의 태도와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대만 간판 타자인 천진펑(라뉴)은 26일 이승엽과의 대결에 대해 “국제대회에서 몇번 마주친 적 있지만 잘 모른다. 별 인상이 없다”고 말했다. 장즈쟈의 ‘과장’이나 천진펑의 ‘회피’ 모두 이승엽과의 대결이 부담스럽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천진펑 때와 마찬가지로 장즈쟈에 대해서도 이승엽은 점잖게 평가해 비교 됐다. 이승엽은 최근 한국야구위원회(KBO)와 대만프로야구연맹(CPBL)의 조인식에 참가해 “장즈쟈는 일본 리그 경험이 풍부한 선수다. 우리 타자들이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리적으로 한 수 위에 있는 것이다.
장즈쟈는 지난 2001년 월드컵에서 대만을 3위에 올려놓았다. 일본전에서 5안타 완봉승을 거둬 주목을 받더니 이듬해 요미우리와 세이부의 스카우트 경쟁을 부추겼다. 2002년 세이부에 입단해 10승4패 방어율 2.71을 올렸고 세시즌 통산 26승19패 방어율 3.81을 기록했다.
‘완투형’투수로 평가됐지만 무리한 투구의 후유증으로 2005년부터 어깨 부상에 시달렸고 2006년 말 팀에서 방출됐다.
장즈쟈는 “현재 70~80개의 공을 던질 수준은 된다. 구속이 137~138㎞까지 나오고 있고. 컨디션도 올라오고 있다“면서 “이번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지난 2001년 월드컵 때처럼 마운드에서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싶다”고 말했다.
기사제휴/스포츠서울 윤승옥기자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