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만의 최대규모인 이번 폭동은 베이징 올림픽을 불과 5개월도 남기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이번 올림픽을 통해 국가적 위상을 과시하겠다는 중국에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또한 중국이 이번 폭동을 유혈 진압함에 따라 중국의 반인권적인 행위에 대한 국제적인 비난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단 다르푸르사태에 대한 중국의 소극적인 자세로 베이징 올림픽에 대한 보이콧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사태는 이에 기름을 끼얹을 것으로 보인다. 최악의 경우 티베트에 대한 중국의 탄압정책을 이유로 전세계적인 베이징 올림픽 보이콧 사태도 우려된다.
더불어 이번 폭동이 중국군의 강력한 탄압과 철저한 감시를 뚫고 발생했다는 점에서 티베트인들의 독립에 대한 열망이 얼마나 강렬한 것인지 짐작할 수 있다.
중국은 티베트 내 주요 사원에 군과 경찰을 배치, 주변을 철저히 봉쇄하고 있다. 라싸의 드레스풍 사원은 군인들이 3중으로 에워싸고 있었으며 세라 사원엔 200명의 경찰을 배치해 승려들을 외부와 차단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봉쇄조치도 티베트인의 자유와 독립에 대한 의지를 꺾을 수 없었다.“티베트인들은 올림픽이 미디어와 세계의 이목을 끌 것이란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올해는 그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행동을 감행할 만한 가치가 있는 해로 판단하고 있다.”는 자유티베트 캠페인 간부의 말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이번 폭동은 중국의 일방적인 강압정책에 대한 반작용이라고도 해석된다. 중국은 1950년대 초반 티베트를 강제로 합병한 이후 잇단 독립 요구 시위를 무력 진압해 왔다.1959년 3월10일 대규모 독립시위와 1989년 3월5일 대규모 독립시위의 강제 유혈 진압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문제는 폭동이 이번 한 번으로 끝나지만은 않을 것이란 점이다. 최소 베이징 올림픽까지는 계속되리란 전망이다.
티베트인들은 세계의 이목이 쏠리는 올림픽을 계기로 지난 57년간의 중국 지배를 끝내고 독립의 초석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티베트에서는 지난 10일부터 ‘티베트 봉기’ 49주년을 맞아 티베트와 인도 등지에서 동시 다발적인 시위가 시작돼 5일째 계속되고 있다. 지난 11일엔 라싸에서 세라 사원 승려 600명이 체포된 승려 12명의 석방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중국은 공안 2000여명을 투입해 최루탄을 발사해 강제 해산했고 60여명을 연행했다. 앞서 10일에는 칭하이 북서부의 루창사원 승려 400여명이 시위를 벌이며 티베트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의 귀국을 주장했다.
또한 티베트 망명자들로 구성된 5개단체 회원 100여명은 지난 10일부터 망명정부가 있는 다람살라를 출발, 베이징 올림픽이 폐막하는 8월 말까지 약 6개월간 걸어서 고향인 티베트까지 가는 대장정시위에 돌입한 바 있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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