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2군 굴욕’ 이승엽 ‘잃어버린 장점’ 찾아라

작성 2008.04.14 00:00 ㅣ 수정 2008.04.14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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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이 결국 2군으로 떨어졌다. 개막경기에서 당당히 팀의 4번타자로 출전한 이후 거듭된 부진으로 5번, 6번으로 타순이 내려가더니 결국 최악의 상황까지 온것이다.

개막이후 14경기동안 기록한 성적이 1할3푼5리. 그의 전매특허인 홈런은 단 하나도 치지 못했으니 어쩌면 그의 2군행은 당연한 수순인지도 모른다.

올시즌 초반 요미우리는 믿었던 팀 타선이 터지지 않아 연패를 당할때만 하더라도 이승엽의 부진이 팀 성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것은 아니었다. 다카하시 요시노부를 제외한 팀의 중심타자인 오가사와라 미치히로와 알렉스 라미레즈가 이승엽과 동반 부진을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젠 변명거리조차 없어져 버렸다.

그동안 잠을 자던 3번타자 오가사와라는 비록 타율은 기대에 못미치고는 있지만 이미 홈런포(3개)의 손맛을 보면서 타격 감각을 되찾아 가고 있는 중이며 개막전까지 4번타자 자리를 놓고 경쟁하던 알렉스 라미레즈는 벌써 5홈런을 기록하며 이승엽을 멀치감치 따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팀내 중심타자와의 경쟁이 아닌 이승엽 자신과의 싸움이 되버린 것이다. 그럼 이승엽의 부진은 어떠한 원인에서 비롯된 것일까? 2군행을 통보받은 그가 해야할일 그리고 그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몇가지 원인과 대책을 살펴보자.

하나를 수정하니 전체가 무너져

이승엽은 그동안 자신의 약점인 몸쪽 공에 대한 대비책으로 올시즌 스윙 방법을 바꾸었다.

제구력이 뛰어난 일본투수들의 공을 공략하기 위해 준비자세에서 배트를 수직으로 들며 위에서 밑으로 내리 찍는 다운컷 스윙으로 바꾼 것이다. 현재까지 문제는 여기에 있다.

다운컷은 아주 콤팩트하고 짧게 배트가 돌아나오는게 장점인데 자꾸 몸쪽공을 의식하는 스윙으로 일관한 나머지 그나마 있던 장점마저 사라져 버린것이다. 다운컷은 배트가 스타트가 되어 타자의 중심선까지만 해당되는 상황이다.

히팅 임팩트가 된 후에는 배트모양을 U자 형이 되도록 해야하는데 전혀 이러한 스윙을 보여주지 못했던 것이다. 공을 때리는게 아니라 맞추는데 급급해져 버린 모습을 보인것도 이런 스윙방법의 불일치가 낳은 산물이다.

이렇게 되다 보니 이승엽 특유의 동작인 공을 때린 후 배트를 끝까지 끌고 나오지 못해 홈런이 될듯한 타구도 외야수에게 잡히게 된 것이다. 이승엽 스스로도 자신의 변화된 배팅 방법에 회의를 느끼고 자신감마저 상실해 버렸다. 스윙방법을 바꾼 것이 자신의 타격의 모든것을 무너지게 했던 원인이 된 것이다.

2군에서 이승엽이 신중하게 판단하고 해야할 일

요미우리 자이언츠 2군타격 코치는 이승엽과 각별한 인연의 끈을 맺고 있는 김기태 코치다.

한때 삼성 라이온스에서 선수로 한솥밥을 먹었던 팀 동료였고 지금은 선수와 코치로 같은 팀에서 서로 의지하는 사이다. 또한 김기태 코치는 누구보다 이승엽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는 코치중 한명이다.

2군행을 통보 받은 이승엽이 스스로 진단한 부진의 원인은 왼손의 스피드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배트 컨트롤까지 영향을 받았는데 분명 김기태 코치도 이부분을 잘알고 있을 것이다.

이것 역시 스윙방법에 관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이승엽이 한참 페이스가 좋았을때를 기억하고 있는 김기태 코치는 지금부터 운명의 시간을 맞을 각오를 해야한다. 겨울 내내 바뀐 타격동작을 짧은 시일내에 또다시 바꾼 다는 것은 대단히 힘든일이며 선수 스스로도 극복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김기태 코치 그 자신도 타자 출신이기에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어떠한 방법을 선택할 것인가. 이미 주사위는 허공에 던져져 있다. 왼팔이 나오는 궤적과 배트 컨트롤을 향상시키는 그 모든 해법은 이승엽은 물론 그의 일거수 일투족을 관찰하고 같이 고쳐 나가야할 김기태의 몫인 것이다.

다행인 것은 김기태가 요미우리 내에서 누구보다 이승엽을 잘알고 있으며 의사소통이 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동안 이승엽은 자신의 타격에 관한 이야기를 쉽게 털어내 놓지 못했다. 선수 스스로 불편하게 느낀 부분이나 타격방법의 부적응에 관한 말을 하면 변명처럼 들릴까봐 시노즈카 1군타격코치에게 조언을 구하는 일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시즌 초반이니 지켜보자 했던 것이 지금까지 와버린 것도 이러한 원인도 분명 작용했을 것이다. 이왕 2군으로 내려간 상황이니 자신의 문제점을 철저하게 파악해서 김기태 코치에게 조언을 듣고 다시 시작한다는 자세로 자신에게 맞는 타격폼을 되찾고 1군으로 올라와야 할것이다.

아무리 재능이 뛰어난 타자라도 지나친 타격폼 수정은 금물

이승엽은 삼성시절부터 지금까지 항상 엘리트 길만 걸어온 대표적인 타자다. 많은 국제대회에서 그가 보여준 활약, 그리고 언제나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팀을 구해내는 능력까지 보유한 그에게 ‘국민타자’ 라는 수식어가 낯설어 보이지 않았음은 당연했다.

하지만 지금 이승엽은 자신의 야구 인생에 가장 중요한 기로에 서있다. 그동안 슬럼프가 오더라도 지금처럼 모든것이 망가져 버린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약점으로 지적된 부분이 생기면 항상 그걸 고쳐나가려는 열린 마인드와 또 그걸 자신의 옷으로 맞춰 입을수 있는 능력이 뛰어난 타자였다. 하지만 이승엽 스스로도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타격폼 수정을 했는지 모를정도로 많은 변화가 있었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승엽이 한가지 명심해야 될것은 ‘타격은 강점을 극대화 시키려고 해야지 약점만 고치려 들면 허송세월을 보내기 쉽다’ 라는 평범한 격언을 떠올려 봤음은 한다. 제아무리 타격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는 선수라도 약점 하나쯤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 이승엽의 약점으로 지적된 몸쪽 공에 대한 공략법을 고치기 위해 스윙방법을 바꾼 그가 지금 명심해야할 말이다.

약점 하나 고치려다 자신의 장점마저 다 잃어버릴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 이 부분도 이승엽 스스로 느끼고 있으리라 짐작된다.
지금 그가 잃어버린 것이 무엇이며 장점은 또 무엇인지 정말로 이번 기회에 뼈져리게 느끼고 다시 예전의 좋았을때처럼 돌아간다면 이승엽 자신에게는 보약이 될수도 있는 2군행이다.

보란듯이 다시 일어서는 이승엽을 기대하는, 그리고 그를 지켜보는 많은 팬들이 있다는 것을 부담이 아닌 자신감의 원천으로 삼길 바란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일본프로야구통신원 윤석구 rock7304@hanam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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