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유일한 한국공포 영화인 ‘고死: 피의 중간고사’(이하 ‘고사’)가 개봉 첫 주 390개 스크린에서 50만 관객을 동원하며 틈새 공략에 성공했다.
지난 6일 개봉한 ‘고사’는 개봉 첫날 230여 개의 개봉관만으로 1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청신호를 밝혔다. 상대적으로 많은 스크린을 확보하고 있는 ‘다크나이트’(574개), ‘미이라 3’(557개)와 비교하면 대단한 선전이다.
이처럼 ‘고사’의 흥행은 공포영화에 목말랐던 관객들의 수요가 얼마나 컸는지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결과다.
사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 극장가에서 공포영화를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다. 하지만 올 여름 개봉 한 한국 공포영화는 ‘고사’ 단 한편뿐이다. 지난해 ‘해부학 교실’, ‘므이’, ‘기담’ 등 10편이 개봉한 것과 비교해 보면 확실히 줄어든 수치다.
이 같은 한국공포영화의 실종은 한국영화의 위기로 제작환경이 어려워지면서 공포영화 자체가 만들어지지 않은 결과다. 하지만 ‘고사’는 그 틈새를 잘 파고들며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
올 여름 개봉한 유일한 한국 공포영화였던 탓에 언론의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비슷한 장르의 경쟁작들이 없다 보니 관객들을 잡기에 유리했다.
거기에 연기파 배우 이범수의 첫 공포영화 도전작이자 그룹 씨야의 멤버인 남규리의 첫 스크린 데뷔작으로도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고 뮤직비디오 감독인 창 감독의 신선한 영상미는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고사’가 유일한 한국공포영화의 자존심을 끝까지 살려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코어콘텐츠미디어
서울신문 NTN 정유진 기자 jung3223@seouln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