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천국에나 있을 법한 이런 형법이 실제로 존재하는 곳이 있다. 바로 멕시코다.
시대착오적 남성우월주의 사상에 빠져 있는 멕시코의 형법 체제가 최근 도마에 오르고 있다. 여성단체들은 신속한 형법 개정을 촉구하고 있지만 법률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다. 남성우월주의 사상의 뿌리가 워낙 깊게 내린 때문이다.
법을 보면 쓴웃음이 나올 법한 어이없는 내용이 많다. 캄페체와 타마울리파스 등 2개 주에선 남편이 불륜을 저지른 부인을 살해하면 정상을 참작해야 한다는 법이 있다. 부인의 불륜으로 남편의 명예가 구겨졌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렇게 정상이 참작되면 최고형량은 고작 3년이다. 경우에 따라선 최단 형량인 3일만 징역을 살고 나올 수도 있다.
이들 2개 주 등지에선 부인을 살해하는 것보다 가축을 훔치는 게 더 무거운 범죄다. 가축을 훔쳤다가 잡히면 최장 5~12년까지 실형이 선고될 수 있다.
혼인을 약속하면 미혼여성 납치나 원조교제 대한 법적 책임을 묻지 않는 법률은 멕시코의 32개 주 가운데 19개 주가 채택하고 있다.
여성단체들이 신속한 형법 개정을 촉구하고 있지만 법개정은 좀처럼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연방정부 관계자는 “형법이 시대에 맞지 않게 뒤져 있지만 형법 개정권한이 지방정부에 있어 연방정부가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