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김재호 “덕아웃의 박수부대라도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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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부대라도 행복합니다.”

두산 내야수 김재호(23)는 입단 5년차지만 가을잔치 참가는 올해가 처음이다. 그렇지만 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덕아웃을 지켰다. 지난 17일 2차전이 연장 14회 접전으로 흘러 혹시나 했지만 감독의 호출은 없었다. 대신 덕아웃이 떠나가도록 “파이팅”을 외쳤다.

김재호는 “소리 지르다 목이 다 쉬어버렸어요”라며 덕아웃에서 어느 선배가 응원을 요구하냐는 질문에 “당연히 감독님이 지시했죠”라고 대답했다. 김경문 감독이 그에게 부여한 특별임무인 셈이다.

LA 다저스의 토미 라소다 부사장은 신인 선수 시절 메이저리그에 진입하고도 한번도 등판하지 못하고 덕아웃에서 소리만 질렀다.

당시 라소다는 출전을 안시키는데 불만을 품고 항의했지만 윌터 앨스턴 감독은 “네가 소리를 지르면 분위기가 한결 살아난다. 그 일을 해주길 바라며 데려왔다”고 천연덕스럽게 대답했다. 신인의 철 없는 항의에 설명해줄 필요성을 못 느끼고 오히려 투지를 자극한 것.

한국의 상황은 미국과는 전혀 달라 감독의 한마디면 하늘의 명령으로 알고 따라야한다. 김재호도 “뛰고야 싶죠. 그렇지만 지금은 포스트 시즌에 덕아웃에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그리고 저도 베테랑이 되면 그라운드를 누벼야죠”라고 말했다. 선배들이 치고 달릴 때마다 자신이 경기에서 뛰는 듯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며 감격 세리머니를 펼치는 장면까지 이미 머리속에 그려놓았다.

19일 벌어진 3차전에서도 목이 쉬도록 응원에 열중했던 그는 드디어 8회말 대수비로 출전했고 9회엔 타석에 들어서 우익수 플라이를 날렸다. 팀이 져 기쁨은 반감됐지만 설레는 포스트시즌 첫 출전의 소망을 이뤘다.

기사제휴/스포츠서울 이환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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