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다림이었다. 오죽했으면 19일 경기에 앞서 홈구장에 뿌려진 맨유 공식 프로그램 ‘유나이티드 리뷰’에 ‘박지성의 골 약속 (Park’s goal pledge)’이란 제목으로 득점 해갈을 다짐하는 기사가 실렸을까. 이번 시즌 첫 도움은 골이 없다는 푸념을 날릴 수 있는 자그만 위안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28)이 19일 오전(한국시간)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풀럼과 2008~2009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5차전에서 후반 12분 웨인 루니의 쐐기골을 돕는 시즌 첫 어시스트로 3-0 쾌승에 기여했다. 지난 해 9월 21일 첼시전 이후 150일(영국시간 기준)만의 공격포인트였다. 도움 기록은 지난 해 4월 미들즈브러전 이후 처음이었다.
4-4-2 전형의 왼쪽 미드필더로 나선 박지성은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대표팀의 이란 원정과 이후 연속된 소속팀 출장 탓인지 평소보다 몸이 무거웠다. 이 때문인지. 골욕심을 앞세우기보다는 남을 돕는 이타적인 플레이를 주로 했다. 전반 22분 아크에서 페널티지역 오른쪽의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에게 패스해 찬스로 연결한 게 대표적이었다. 전반 26분에는 상대 역습을 방어하다 경고(시즌 4호)까지 받았다. 와중에 몇번의 찬스도 잡았다. 전반 35분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지역 중앙에서 엉겹결에 한 오른발 슛은 빗맞아 호나우두에게 찬스로 연결됐고. 후반 40분에는 스콜스의 침투 롱패스를 따라 문전까지 쇄도하며 슬라이딩 슛을 시도했으나 아깝게 발에 맞지 않았다.
부단한 노력은 행운을 불렀다. 스콜스. 베르바토프의 골로 2-0으로 앞선 후반 17분 페널티지역내 오른쪽에서 회심의 오른발 슛을 했으나 발을 떠난 공은 왼쪽 골대를 벗어나는 듯했다. 순간 루니가 문전으로 쇄도하며 왼발을 갖다대 쐐기골을 낚았다. 박지성은 맨유 입단 후 통산 11번째 도움을 또 다시 루니의 골로 연결시켰다. 루니는 박지성의 도움을 6번이나 골로 만들었다. 또 풀럼전에서는 통산 1골3도움을 기록하며 강한 면모도 확인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열심히 뛰었다’는 평가와 함께 평균 평점인 6점을 줬지만.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는 ‘성실함과 함께 돌파를 보여줬지만 결정은 하지 못했다’는 평가와 함께 이보다 높은 평점 7을 줬다. 맨유는 이 날 3-0 승리로 리그 무실점 기록을 14경기째로 이어갔다. 지난 해 12월 일본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우승 이후 9연승 휘파람을 불었다. 또한 다른 팀과 공히 25경기째를 맞춘 맨유는 2위 리버풀과 승점도 5점차로 벌리며 1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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