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산시성에 사는 어린이 100여명이 단체로 납에 중독돼 충격을 주고 있다.
공공위생관리부는 산시성 펑상현 어린이 다수가 반사속도가 느려지고 기력이 없는 등 평소와 다른 상태를 보인다는 부모들의 신고를 받고 집단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아이들 138명의 혈액에서 기준치를 훨씬 넘는 납이 검출됐다. 138명에게서 검출된 납의 평균치는 혈액 1ℓ당 250㎎.
일반적으로 혈액 1ℓ당 0~100㎎까지를 기준으로 보며, 100㎎ 이상의 납이 어린이의 체내에 쌓이면 뇌 발달에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펑상현 주민들은 아이들이 납에 중독된 원인으로 인근에 있는 제련공장을 지목하며 공장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 공업단지에서 나온 공해와 폐기물이 아이들에게 악영향을 끼쳤다는 것.
한 시민은 “문제의 공장들은 우리 마을에서 400~500m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밤마다 폐기물을 마구 쏟아낸다.”고 분노했다.
이에 공장의 한 관계자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정부가 허가하는 범위 안에서만 폐기물을 버렸을 뿐, 어떤 잘못도 없다.”고 발뺌했지만, 지난 3월에도 이 지역에 사는 6세 소녀가 납으로 인한 위염진단을 받은 적이 있어 책임을 회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신화통신은 “당국이 펑상현 인근에 거주하는 어린이 860여명을 대상으로 검사를 확대할 예정이며, 환경관리부서가 이곳의 흙과 물 등을 샘플로 수집해 정밀검사에 나섰다.”고 전했다.
한편 납중독은 구토와 두통, 식욕부진 등을 유발하며, 심각해지면 뇌 손상 및 발달장애를 일으키기도 한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