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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현지서 기자가 본 원더걸스의 진짜 인기

작성 2009.08.11 00:00 ㅣ 수정 2009.08.14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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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그룹 원더걸스가 세계 대중음악의 중심인 미국에 진출한 지 3개월이 흘렀다. 데뷔 이후 3개월은 신인이 얼굴부터 알려야 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그 만큼 섣불리 성적표를 들춰 성패를 운운하는 일은 무의미 하다.

그럼에도 원더걸스에 대한 현지 반응이 어떠한지 한국 팬과 언론의 관심은 매우 크다. 2년 전 아시아에 ‘텔미 열풍’을 불러온 주인공인 원더걸스가 아시아를 넘어 미국 시장에 안착하느냐는 한국 가요계에도 큰 이슈이기 때문이다.

일부 언론매체는 원더걸스가 현지에서 이미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도한다. 반면 현지 교포는 원더걸스가 미국인들에게는 전혀 알려지지 않은 무명가수라는 혹독한 후기를 남기기도 한다.

평판이 정반대로 엇갈린 가운데 미국 LA 현지에서 확인한 원더걸스에 대한 반응은 대체로 ’나쁘지 않다.’였다. 가시적인 성과를 운운하기에는 성급한 감이 있으나, 큰 모래성을 쌓는 기초작업을 충실히 한다는 느낌이었다. 현지에서 접한 원더걸스의 미국활동에 대한 솔직한 반응을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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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나스브라더스 콘서트…순수 원걸 팬은 30명 선

지난 6월 말 첫 영어 싱글앨범인 ‘노바디’를 발매한 원더걸스가 지금까지 한 가장 주목할 만한 활동은 조나스 브라더스의 전미 투어 콘서트에 스페셜 게스트로 참여한 것이다.

조나스 브라더스는 미국 10대 여성 팬을 몰고 다니는 인기 최정상급 아이돌이다. 따라서 초짜에 불과한 원더걸스가 이 무대에 서게 된 건 프로듀서인 박진영이 미국 활동의 노하우와 인맥을 결집해 만든 최고의 성과라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원더걸스가 조나스 브라더스의 콘서트에 서긴 하지만 실제로 원더걸스만 보러오는 팬은 극히 드물다. 기자와 한 인터뷰에서 원더걸스가 직접 밝혔듯 계속 늘어나는 추세긴 하지만 순수한 원더걸스 팬은 한 공연에 20~30명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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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 여명 모인 현지 팬 사인회…아시아계가 대부분

콘서트 무대에 서는 것 외에도 원더걸스는 팬 사인회나 팬 미팅을 열어 팬들과 소통한다. 지난 8일(현지시간)에는 LA에 있는 한 통신 전문 업체 대리점에서 사인회를 열었다.

몹시 무더운 오후 1시에 열린 행사였으나 통신사 앞에는 5시간 전부터 사인을 받으려는 1000명 가량의 팬들로 붐볐다. 줄은 건물 밖 100m 넘게 이어졌다.

작렬하는 태양 아래 양산을 받쳐 든 이들 중 상당수는 “원더걸스 사랑해요.”, “우리를 기억해줘요.” 등 응원 문구를 담은 피켓을 들었다. 또 행사 시작 전 무료한 시간을 때우려 ’텔미 춤’을 따라하기도 했다.

원더걸스의 사인을 받은 한 여성 팬은 감격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베트남계 미국인이라고 밝힌 16세 소녀는 “원더걸스 중 소희를 가장 좋아하는데, 소희가 내 손을 잡아줘 감동했다.”고 벅찬 감정을 드러냈다.

또 다른 중국계 미국 소녀팬은 “원더걸스 사인회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친구들과 5시간 전부터 줄을 섰다.”면서 “미국에서 원더걸스도 유명하지만 박진영도 유능한 프로듀서이자 음악천재로 유명하다.”면서 JYP(박진영의 이니셜)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들어보였다.

이날 팬 사인회에서 눈에 띄는 점은 아시아계가 거의 대부분이었다는 점이다. 비율로 따지자면 아시아계가 아닌 미국인은10%에 불과했다. 이에 앞선 6일 할리우드 거리에서 만난 대부분의 히스패닉 계나 아프리카 계 등 다른 문화를 가진 이들은 원더걸스를 잘 알지 못한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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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더걸스의 전략은?…다가가는 팬서비스

지난 3개월 간 원더걸스는 미국에서 철저히 신인의 자세로 돌아갔다. 한국에서는 데뷔 3년 차, 인기 정상급 그룹이지만 미국에서는 아니다. 미국 가요계에서 과거 이력으로 그들을 주목하는 이들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들이 내세운 전략은 ‘다가가는 팬 서비스’다. 원더걸스는 온·오프라인 활동을 펼친다.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인 트위터를 운영하며 온라인 팬층을 공략하고 즉석 팬 미팅을 열어 오프라인 팬들을 확보하는 것.

지난 8일 조나스 브라더스 공연이 끝난 뒤 콘서트장 복도 한편에서 가진 원더걸스 팬 미팅이 오프라인 마케팅에 포함되는 것이었다. 원더걸스는 복도에 포토 존을 마련해 팬들을 일일이 안아주고 사진을 찍어주는 등 팬서비스를 했다.

실제로 이 행사로 팬이 된 미국인들도 적지 않다. 미팅 현장에서 만난 마키 코닌(36)는 “딸이 원더걸스를 보더니 닮고 싶다고 해서 팬미팅에 참석했다. 함께 사진도 찍어주고 먼저 다가와 안아줬다. 친절한 원더걸스의 기억은 평생 동안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원더걸스의 ‘다가가는’ 팬 서비스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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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은 숙제는?…문화 초월할 색깔 찾아야

원더걸스는 무엇보다 빠른 시간 내에 이름을 알려야 한다. 아시아계 미국인들에 확보한 지명도를 기초로 다른 문화를 가진 인종으로 그 영역을 넓혀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원론적이지만 음악 실력과 언어가 바탕이 되야 한다. 거대한 미국 가요 시장에서 실력이 없는 가수는 도태할 수밖에 없다. 제 아무리 아시아에서 인기있는 스타라 해도 말이다. 또한 언어 장벽을 극복해야만 ‘반짝 스타’의 그늘에서 빠져 나올 수 있다.

또 하나, 원더걸스만의 색깔을 찾는 것이 급선무다. 영화 ‘드림걸스’에서 툭 튀어나온 듯한 레트로 섹시 의상과 깜찍한 안무는 시선을 끄는 데는 일단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밀집한 미국 가요계에서 성공하려면 원더걸스만이 낼 수 있는 색깔을 찾아 어필해야 한다.

지난 달 원더걸스는 Fox TV에서 방영하는 ‘웬디 윌리엄스 쇼’에 출연했다. 미국 첫 지상파 출연을 한 것도 모자라 ‘노바디’를 불러 기립박수를 받았다. 좋은 징조다. 여기에 ‘신인’의 자세로 돌아가 눈높이를 확 낮추고 팬들과 소통하는 가수가 된다면 미국 진출 전망은 밝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미국 LA) newsluv@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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