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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의 코미디네”…아르헨 여객기 23시간 연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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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상황1= 지난달 30일 밤 7시 아르헨티나 에세이사 국제공항.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출발해 스페인 마드리드로 떠나려던 아르헨티나 에어라인즈 소속 보잉 747이 서서히 활주로로 이동했다. 탁 트인 활주로를 앞에 두고 비행기는 보조엔진에 시동을 걸었다. 그러나 엔진엔 반응이 없었다. 엔진정비 불량으로 비행기는 활주로에서 내려왔다.

실제상황2= 이날 아르헨티나에선 34도 찜통더위가 기록됐다. 기내 에어컨은 웬일인지 작동하지 않았다. 기내에 있던 보조승무원이 더위를 참지 못하고 한쪽 출입문을 열었다. 갑자기 슬라이더가 활짝 펴졌다. 비상사태 발생 때 미끄럼처럼 펼쳐지는 슬라이드 장치의 전원을 내리는 걸 깜빡 잊고 출입문을 열어 버리고 만 것. 기내에선 비상등이 깜빡였다. 승객들 사이에선 난리가 났다.

실제상황3= 조종실에 있던 부기장이 갑자기 배가 아프다고 소리를 친다. 장에 문제가 생겼단다. 비행기 조종을 못하겠다고 한다.

실제상황4= 비행기가 다시 활주로로 들어서 이륙채비를 했다. 그런데 이번엔 공항당국에 비행기록표를 제출하지 않고 왔다. 비행기록표를 내지 않은 비행기엔 공항이 이륙허가를 내주지 않는다. 비행기는 다시 돌아와야 했다.

실제상황5= “이번엔 문제 없겠지?” 비행기는 다시 이륙준비를 했다. 활주로를 탈 준비를 하고 엔진에 시동을 걸었지만 이번에도 이륙은 불발했다. 정비불량 문제가 드러났다.

실제상황6= 활주로를 들락날락하는 비행기에 타고 있던 승객들은 난리가 났다. “에어프랑스 비행기처럼 사고를 낼 것 같다. 이 비행기 못 타겠다.”며 내리겠다고 가방을 챙겨 일어섰다. 승객들이 타고 내리기를 반복하면서 혼란은 더 커졌다.

한 편의 코미디 같지만 이건 아르헨티나에서 최근 실제로 벌어진 황당한 이륙지연 사고다. 지난달 30일(이하 현지시간) 밤 9시 출발할 예정이던 비행기가 장장 23시간 연발했다. 겹친 사고를 수습하고는 31일 오후 7시55분에야 겨우 이륙했다.

현지 언론은 “마치 할리우드 코미디 영화 ‘에어플레인 (Airplane!)’의 3편을 찍는 것 같은 상황이 전개됐다.”면서 1일 연발사고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일부 언론은 “회사에 불만을 가진 노조가 고의로 연속 사고를 내 비행기 이륙을 방해한 게 아닌가 라는 의혹이 있다.”고 전했다.

아르헨티나 에어라인즈 노조 관계자는 “당당하지 않게 그런 식으로 숨어서 실력행사를 하지는 않는다.”고 해명하면서 “노조가 마음만 먹는다면 전면 파업으로 비행기 운항을 완전히 중단하게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사진=인포바에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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