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토론프로그램 MBC ‘100분토론’의 진행자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가 7년 11개월 만에 마이크를 내려놨다.
손 교수는 지난 19일 방송된 ‘100분 토론’에서 “2002년 1월 18일부터 8년 가까이 짊어진 무거운 짐을 이제 내려놓을 때다. 사회자라는 짐은 내려놓지만 토론이라는 단어는 떠나지 않을 것 같다.”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이날 방송은 10주년 특집으로 130분 동안 지난 10년의 역사를 되돌아보며 그간 다루었던 키워드로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토론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토론이 막바지에 이르자 손 교수는 “그동안 제게 섭섭한 감정이 있으면 얘기하라.”고 권했고 패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감춰뒀던 속내를 드러냈다.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는 “소수 정당이라 그런지 발언 기회도 적고 시간도 짧았던 거 같다”고 호소했다. 이에 손 교수는 “오늘 노대표가 발언한 시간을 재서 알려 드리겠다.”고 재치 있게 답했다.
또 ‘100분 토론’ 진행자이기도 했던 유시민 전 정관은 “내 후임인데 전임자 대접을 못 받았다. 의원이 된 뒤 이미지 관리하고 싶었지만 시청률 책임지라는 말에 그렇게 못했다. 그래 놓고 밥 한 번 안사더라.”고 농담조로 말해 출연자들을 폭소하게 만들었다.
프로그램을 마칠 때가 되자 손 교수는 “나도 마지막 인사를 드릴 때가 됐다.”며 “첨예한 논쟁의 장에서 8년 동안 자리 지키게 해준 시청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운을 뗐다.
이어 “사회자라는 짐은 내려놓지만 토론이라는 단어는 떠나지 않을 것 같다. 토론은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학습의 장이다. 그 장의 조정자로서 있던 게 커다란 영광이고 기쁜 마음이다.”고 소감을 전했다.
손 교수는 “앞으로 ‘100분 토론’은 새로운 진행자를 맞는다. 권재홍 기자와 함께 힘차게 뛰어가는 ‘100분 토론’이 되길 바란다.”고 프로그램에 애정을 드러내며 말을 마쳤다.
손 교수의 후임으로 권재홍(51) MBC 보도국 선임기자가 ‘100분 토론’을 진행하며 프로그램 포맷도 일부 변경될 계획이다.
사진 = MBC ‘100분토론’ 화면캡처
서울신문NTN 정병근 기자 oodless@seoulnt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