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외형에 소음기가 내장된 두툼한 총열, 바로 ‘K-7 소음 기관단총’이다.
적진에 잠입한 특수부대가 아무도 몰래 적을 제압해야 할 때는 무성(無聲)무기를 사용해야 한다.
가장 대표적인 무성 무기로 단검이 있지만 바로 뒤나 던질 수 있는 거리까지 접근해야 한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이런 이유로 우리나라는 석궁을 애용했지만 연사가 불가능해 대처능력이 떨어지고 관리가 까다로우며 숙련도나 기후에 따라 명중률이 크게 좌우된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 때문에 유사시 침투임무를 수행하는 부대에서는 소음총에 대한 요구가 많았다.
이전에는 독일제 ‘MP-5 SD’ 소음 기관단총을 사용했지만 가격이 비싸고 유지보수를 독일의 기술진이 직접 하는 등의 문제로 주로 대테러부대에서 제한적으로 써왔다.
최초의 국산 소음총인 K-7은 이런 배경으로 개발돼 등장과 함께 많은 관심을 끌었다.
K-7 소음 기관단총은 1998년 1월부터 개발돼 2001년에 실전배치 됐을 만큼 비교적 빠른 속도로 개발됐다. 그만큼 일선의 요구가 빗발쳤다고 할 수 있지만 개발시간을 줄이고 단가를 낮추기 위해 노력했다는 뜻이다.
이런 노력의 흔적은 곳곳에서 발견된다.
우선 K-7 소음 기관단총의 전체적인 외형은 K-1A 기관단총과 비슷하다. 아랫총몸이 K-1A 기관단총의 그것을 전용했기 때문이다. 윗총몸의 가늠자와 가늠쇠는 K-2 소총의 것과 같다. 소음기와 합쳐진 총열만 새롭다.
다만 9 x 19㎜탄을 사용하기 때문에 탄창 삽입구와 노리쇠 뭉치 등 내부구조가 이에 맞게 개조돼 있다.
이 같은 방법은 개발기간과 비용을 줄이는데 효과적으로 ‘M-16’소총으로 유명한 ‘콜트’(Colt)사의 ‘M-635’기관단총이 대표적이다.
또 이미 보급된 부품을 쓰기 때문에 성능상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작고 보급상의 이점도 있다.
◆ ‘소음’ 기관단총이면 총소리가 안 날까?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소음총이 ‘슉’하는 바람 소리를 낸다. 하지만 이는 영화나 드라마 상에서나 가능한 일로 실제로는 더 큰 소리가 난다.
K-7 소음 기관단총의 발사음은 약 112데시벨(dB)로 약 75m만 떨어져도 귀로 인지할 수 없을 정도다.
물론 기차소음이 약 100dB인 것을 고려하면 작다고 할 순 없다. 다만 순간적으로 나기 때문에 총소리인가 싶을 뿐이다.
실제로 세계적인 소음 기관단총인 MP-5SD의 총소리는 약 110dB 정도다. 육군에서 요구한 수준도 120dB로 이는 실제 총소리(약 150dB)와 비교해 1/1000 수준이다.
아예 발각되지 않는 것이 최선이지만 발각되더라도 소음기를 쓰면 그만큼 소리가 줄어들기 때문에 공격당하는 입장에서는 적이 더 멀리 있다고 판단하게 된다는 이점도 있다.
또 소음기 특유의 구조 때문에 섬광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위치를 숨기기에도 적합하다.
◆ K-7 소음 기관단총 제원
길이 : 610㎜ / 790㎜ (개머리판을 펼쳤을 때)
무게 : 3.38㎏
사용탄약 : 9x19㎜P 탄
분당 발사속도 : 700~900발 / 분
유효사거리 : 약 150m
소음기 소음 : 약 110~115 dB
서울신문 나우뉴스 최영진 군사전문기자 zerojin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