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日프로야구 ‘최고의 1번 타자’ 후쿠모토 유타카

작성 2010.02.01 00:00 ㅣ 수정 2010.02.02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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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도루왕’ 하면 얼마전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리키 핸더슨(51)이 금방 떠오른다.

핸더슨은 통산 12번의 도루왕과 역대 최다인 1,406개의 도루기록을 가지고 있다. 1982년에는 무려 130번이나 베이스를 훔치기도 했다. 통산 출루율 .401 가 말해주듯 그는 도루를 할수 있는 필수조건까지 갖춘 위대한 타자였다.

하지만 핸더슨이 빅리그에 등장하기 정확히 10년 전인 1969년, 일본에서는 이미 ‘세기의 도루왕’ 이란 수식어 달고 그라운드를 누볐던 선수가 있다. 바로 일본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뛰어난 ‘1번타자’ 라고 칭송받는 후쿠모토 유타카(한큐 브레이브스)다.

오사카 출신인 후쿠모토는 아마시절 때만 해도 그렇게 주목받던 선수는 아니었다.

야구선수로서는 너무나 작은 168cm에 불과한 그의 키는 고교졸업 후 프로에 직행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였고 결국 사회인 야구팀인 마츠시다 전기팀에서 활약하게 된다.

마츠시다 전기팀에는 당시 아마 최고의 선수로 주목받던 카토 히데지가 있었는데 카토의 플레이를 보러 왔던 한큐 스카웃터의 눈에 들어 1969년 카토와 함께 프로생활을 시작한다.

13년연속 도루왕, 그리고 106개의 도루

여타의 선수들이 그러하듯, 후쿠모토 역시 입단 첫해엔 주로 대타나 대주자로 기용되며 벤치를 지키는 일이 많았다.

하지만 후쿠모토의 진가를 확인하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듬해인 1970년 팀의 주전 외야수로 정착한 그는 단숨에 75도루를 기록하며 도루왕에 등극한다.

1971년 67개의 도루를 성공시켜 2년연속 도루왕을 차지한 후쿠모토는 1972년 일본야구 역사상 길이 남을 대기록을 수립하게 되는데 ‘불멸의 기록’ 이라고 평가받는 한시즌 106개의 도루기록이 바로 그것이다.

122경기에 출전하며 수립한 이 기록이 전무후무한 위대한 기록으로 평가받는 이유는 후쿠모토 이후 아직까지 한시즌 세자리수 도루를 기록한 선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해에 후쿠모토는 106개의 도루 뿐만 아니라 팀을 리그우승으로 이끌었음은 물론 리그 MVP까지 거머쥐며 사상 최초로 도루왕-MVP의 타이틀을 동시에 수상하는 선수가 됐다.

이후 계속해서 도루왕 타이틀을 놓치지 않았던 그는 1977년 7월 6일 난카이 호크스전에서 히로세 요시노리(난카이)가 가지고 있던 일본 통산 최다도루 기록을 넘어섰다.

1982년까지 13년연속(1970~1982) 도루왕을 차지한 후쿠모토는 1983년 55개의 도루를 기록하고도 도루왕을 차지하지 못했는데 그의 도루왕을 저지한 선수는 작년시즌까지 오릭스 감독을 맡았던 오이시 다이지로(당시 킨테츠. 60도루)다.

이해 후쿠모토는 6월 3일(세이부전)에 당시 미국의 루 블록이 가지고 있던 도루 세계 신기록을 갱신하는 통산 939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며 일본 뿐만 아니라 미국에까지 그 이름을 알리게 된다.

세계기록 달성 후 당시 나카소네 일본수상이 국민영예상 및 특례 명구회 입회(통산 2천안타를 기록해야 가입)를 제의했으나 후쿠모토는 모두 거절한다.

후쿠모토는 그해 롯데 오리온스전(9월 1일)에서 통산 2,000 안타(사상 17번째)를 쳐내며 자신의 손으로 명구회 입회 자격을 획득하기도 했다.

후쿠모토가 가지고 있는 불멸의 기록들

후쿠모토는 도루에만 특화된 능력을 발휘했던 선수가 아니다. 그는 1969년 루키시즌과 은퇴년도인 1988년을 제외하고 18년연속 세자리수 안타(최다안타왕 4회)를 기록할 정도로 뛰어난 타격실력을 겸비했음은 물론 통산 43개의 1회 선두타자 홈런기록(43개)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빠른발과 더불어 장타력까지 갖춘 타자였다.(1회초 24개, 1회말 19개)

더불어 한시즌 20개 이상의 2루타만 14회(일본 타이기록)를 기록했으며 일본시리즈 최다 도루(14개)와 올스타전 최다도루(17개) 기록까지 가지고 있는 선수이기도 하다.

일본프로야구에서 도루가 현시대로 넘어오는 동안 기술적인 발전의 토대는 후쿠모토가 만들어 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시까지만 해도 도루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투수의 투구패턴과 버릇을 연구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지만 후쿠모토는 자신의 플레이를 직접 비디오 카메라로 담아 시합 후 상대 투수연구에 매진했다.

그의 열정을 높이 산 한큐 구단은 후쿠모토를 위해 구단에서 직접 비디오 분석을 시작한 걸로 알려져 있다.

106개의 도루를 달성한 해에 후쿠모토는 칸베 토시오(전 KIA 투수코치)에게 유독 도루 실패를 하는 일이 빈번해 비디오 분석을 한 결과, 투구시 축이 되는 발의 움직임과 견제할때의 모습에서 미세한 차이점을 발견하고 이듬해부터는 편하게 도루를 성공할수 있었다는 일화가 전해지고 있다.

후쿠모토는 은퇴할 때(1988년)까지 통산 1,065개 도루(당시까지 세계기록)를 기록하며 일본야구의 살아있는 전설 중 한명으로 지금까지 추앙받고 있다.

은퇴 후인 1992년, 메이저리그에서 리키 핸더슨이 자신의 기록을 돌파하자 미국으로 직접 날아가 축하를 해준 일은 너무나 유명하다.

후쿠모토는 오릭스를 거쳐 1999년까지 한신에서 코치생활을 했고 이후 TV 해설자로서 특유의 입담을 과시하며 아직도 야구와 인연을 끊지 않고 있다. 현역 생활 20년동안 가장 강렬했던 1번타자, 그리고 호타준족의 대명사였던 후쿠모토는 야구에서 발이 얼마나 무서운가를 증명해 준 선구자나 다름없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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