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현지시간) 폐업한 일식당 ‘더 험프’가 뒤늦게 후회(?)를 하고 있는 바로 그 업체. 로스앤젤레스 인근 서부 샌타모니카에 있는 이 식당은 고래로 스시를 만들어 몰래 팔다 지난 11일 미 당국에 적발됐다. 불법 고래잡이 다큐멘터리를 찍은 감독과 촬영팀에 꼬리가 잡힌 것.
당국은 멸종위기에 처한 고래를 요리해 판매한 혐의로 식당과 주방장 키요시로 야마모토(45)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먹음직하게 만들어 팔던 고기가 국제조약에 의해 보호받고 있는 고래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궁지에 몰린 ‘더 험프’는 고민 끝에 스스로 폐업을 결정했다.
폐업에 앞서 ‘더 험프’는 인터넷사이트에 띄운 공지에서 “사법 당국이 벌금을 물리겠지만 이와 더불어 자책의 일환으로 레스토랑의 문을 닫기로 했다.”며 “(우리가) 스스로 문을 닫으면 불법 고래잡이, 생태계 그리고 해양동물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식당은 또 “멸종의 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구하기 위해 ‘더 험프’는 다양한 이니셔티브를 취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불법으로 상거래 행위를 한 데 대해선 “단골손님들과 샌터모니카 당국, 일반 고객들에게 사죄한다.”며 용서를 빌었다.
하지만 뒤늦게 후회를 해도 저지른 잘못은 대가를 치러야 하는 법. 미 현지 언론은 “고래 고기를 불법으로 판매한 ‘더 험프’의 사장에겐 최고 징역 1년과 20만 달러의 벌금, 주방장에겐 10만 달러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일식당 ‘더 험프’의 불법 고래스시 판매가 적발된 데는 올해 장편 다큐멘터리 오스카 수상작인 ‘더 코브: 슬픈 돌고래의 진실’ 제작팀의 역할이 컸다.
이미 수개월 전부터 이 식당을 눈여겨 보고 있던 ‘더 코브’의 감독 루이 사이호요스가 제작팀 관계자들을 손님으로 가장해 식당에서 고래고기 불법 판매를 직접 확인하고 당국에 제보했다.
고래스시 현장을 미니카메라로 몰래 촬영하고 스시를 빼돌려 고래 고기임을 확인한 것도 ‘더 코브’ 팀이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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