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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의 방망이’ 김태균…日프로야구에 완전 적응?

작성 2010.03.29 00:00 ㅣ 수정 2022.09.05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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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일본야구에 적응하는 것일까? 김태균(치바 롯데)의 방망이가 연일 팀을 구해내고 있다.

김태균은 니혼햄 파이터스와의 홈 개막3연전에서 니혼햄이 자랑하는 마무리 투수인 타케다 히사시에게 이틀(27,28일)연속 블론세이브를 안기며 팀의 무승부와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비록 세이부전에서의 부진으로 타율은 .174에 불과하지만 아직 타수가 적어 기록으로만 놓고 그를 평가하기엔 이르다. 무엇보다 그가 쓸어담은 5타점이 매우 중요한 길목에서 터졌다는 점을 감안할때 기록이 의미하는것 이상으로 영양가 만점의 활약이었다.

또한 삼진(9개) 못지 않게 5개의 볼넷을 얻고 있는 것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이젠 상대투수의 유인구에 속지 않고 자신의 리듬대로 타격이 된다는 뜻이다. 니혼햄 에이스인 다르빗슈 유와 대결(27일)에서는 두개의 볼넷을 얻어냈고, 28일에 맞대결한 좌완 에이스 타케다 마사루에게도 역시 볼넷 2개를 얻어냈다. 김태균의 한방을 의식해 철저하게 피해가는듯한 인상이었고, 한국시절과 마찬가지로 김태균 특유의 선구안은 변함이 없었다.

이번 니혼햄과의 3연전에서 김태균이 얻은 수확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퍼시픽리그 세이브 1위(34, 평균자책점 1.20)를 차지한 타케다 히사시에게 이틀에 거쳐 9회말, 동점 적시타(2타점)와 끝내기 안타(2타점)을 쳐냈다는 것은 자신감을 회복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결과물이었기 때문이다.

27일 9회말 김태균의 동점 적시타 상황으로 되돌아 보자. 스코어는 1-3으로 니혼햄이 앞서고 있고 1사 만루에서 김태균이 타석에 들어섰다.타케다는 비록 포심패스트볼은 140km대 초반에 불과하지만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우타자를 상대로 몸쪽 슈트볼과 커브,포크볼을 섞어 던지는 투수다. 특히 변화구 제구력이 뛰어나 목적구를 던지기전에 아웃코스쪽으로 타자의 시선을 유도 한후 위닝샷을 몸쪽으로 던져 타자의 배트를 이끌어 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낙 로케이션이 뛰어나 몸에 맞는 공이 거의 없을 정도다. 지난해 그는 60이닝을 던지며 몸에 맞는 공을 단 한개도 허용하지 않았던 투수다. 타케다가 던지는 인코스 공은 매우 타이트하게 들어오기에 설사 타격을 하더라도 빗맞은 내야땅볼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날 경기에서 타케다는 초구를 슬라이더로 선택해 스트라이크를 잡는다. 두번째 공은 아웃코스로 오는 변화구. 하지만 이공은 떨어지지 않았고 김태균은 허리가 빠지면서 툭 밀어치며 2타점을 기록했다. 아마 이공을 김태균이 놓쳤더라면 그의 투구 스타일로 봤을때 다음 공은 몸쪽승부가 들어왔을 것이다. 자신의 ‘셋업피치’ 투구패턴을 이용해볼 겨를도 없이 얻어맞은 안타였던 셈이다.

28일 경기는 타케다가 9회말 만루상황까지 오는데 있어 사토자키와 이마에에게 연속안타를 허용했던 장면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사토자키에게 볼카운트 1-1에서 허용한 안타는 아웃코스 변화구를 던졌지만 제구가 말을 듣지 않아서 우전안타를 허용했고 다음타자 이마에에게는 사토자키와 똑같은 볼카운트 1-1에서 이번에는 포수가 인코스를 요구했지만 공은 아웃코스에 들어가며 역시 우전안타를 또다시 허용했다. 이후 니시오카에게 적시타를 허용할때도 포수의 인코스 요구에 공이 가운데로 몰리면서 안타를 헌납한 상황이었다. 이후 오기노를 볼넷으로 보내고 만루작전을 펼친 니혼햄 배터리는 3번타자 이구치를 삼진으로 잡으며 한숨을 돌렸지만 김태균에게 2-2까지 가는 볼카운트 승부끝에 결국 끝내기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하고 무너졌다.

구속이 빠르지 않는 투수가 제구력까지 동반되지 않으면 마운드에서 버티기 힘들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경기였다.

니혼햄은 올해도 우승을 노려볼만한 전력이지만, 마무리쪽에서 벌써부터 부담을 안고 있어 대책마련에 고심해야할듯 보인다.

특히 지난해와는 다르게 상대타자들이 타케다의 투구패턴을 읽고 타석에 들어선다는 느낌이 들만큼 고비때마다 구종선택에 문제점이 많았다. 어찌됐던 이번 니혼햄전에서 김태균은 최고 마무리 투수중 한명인 타케다를 상대로 자신의 입지를 다지는 활약을 펼쳤고, 타케다는 김태균의 상승세에 원인제공을 한 투수가 됐다.

지금까지 김태균은 초구 이구를 공략하기 보다는 상대 투수와 기나긴 볼카운트 승부를 펼치는 타석이 많았다. 낯선 투수들의 공을 좀더 관찰하며 적응하는 과정으로도 풀이할수 있지만 이젠 좋은 공이 오면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임할 필요도 있지 않나 싶다.

물론 볼카운트가 불리하더라도 나쁜공에 속지 않고 있어 다행이지만, 이렇게 되면 자신의 스윙보다는 맞추는 타격에 신경쓸수 밖에 없어 장타를 생산하기엔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아직 4번타자의 상징과도 같은 홈런은 없지만 지금과 같은 상승세라면 주중경기에서 맞붙는 라쿠텐전에서 기대를 걸어볼만 하다.

한편 이범호(소프트뱅크)는 주포 마츠나카 노부히코가 1군에 컴백한 후부터 선발라인에 들지 못하고 있다.

충분히 예상됐던 일이긴 하지만, 그렇게 나쁘지 않았던 이범호의 타격감각을 감안할때 스스로 적응해 가고 있던 선수를 일부러 주저앉힌듯한 인상이 들어 씁쓸하기까지 하다. 비록 선발로는 경기에 나서지 못하지만 적은 기회라도 살려 1군에서 오랫동안 머물렀으면 하는 바람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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