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전원주가 뇌경색으로 투병 중인 배우 김인문과 스크린 호흡을 맞추게 된 소감을 밝혔다.
전원주는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사옥에서 열린 ‘독짓는 늙은이’ 제작보고회에 김인문 등 배우들과 함께 참석했다. 그는 “김인문과 나는 드라마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에서 오랫동안 부부 연기를 했다.”고 입을 열었다.
오랜 부부 호흡으로 김인문이 진짜 남편 같기도 했다는 전원주는 “김인문은 드라마 촬영하는 동안 내가 열심히 하지 않으면 혼내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건강한 모습으로 만났으면 더 좋았겠지만, 김인문의 열정을 조금도 식지 않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현재 김인문은 뇌경색으로 인해 오른쪽 다리와 팔이 마비된 상태지만 여전히 연기 혼을 불태우고 있다. 전원주는 “이토록 불편한 몸으로 열연 의지를 불태우는 김인문의 모습에 감동했다.”고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김인문과 전작에서 맺은 인연을 다시 언급한 전원주는 “우리 부부는 이 작품에 목숨을 걸 예정이다.”고 각오를 다졌다.
황순원의 소설 ‘독짓는 늙은이’를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독 짓는 늙은이의 신념과 집념, 그리고 사라져 가는 것을 일으켜 세우려는 한 노인의 의지를 담는다. 독 짓기를 평생의 업으로 살아온 송영감 역에는 김인문, 앵두나무집 할머니 역에는 전원주가 열연을 펼친다.
또 ‘독짓는 늙은이’는 한국 최초로 선·후천적 장애 배우들을 주연급 조연으로 기용했다. 다운증후군 배우 강민휘, 뇌성마비 배우 길별은, 김윤형 등이 극중 비중 있는 역할을 맡는다.
1940~1970년대 한국의 시대적 환경을 배경으로 한 ‘독짓는 늙은이’는 장인의 삶을 통해 동양의 신비스런 모습을 스크린에 담아낼 예정이다. 3월 10일부터 겨울 장면을 촬영한 ‘독짓는 늙은이’는 원작자인 황순원의 테마파크 소나기마을과 양평이 주 촬영 장소로 이용 중이다.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 minkyung@seoulntn.com / 사진=한윤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