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연예

담배 피우는 여배우를 향한 우리의 시선

작성 2010.04.28 00:00 ㅣ 수정 2010.04.28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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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화장실에서 쪼그리고 배웠니? 제대로 당당하게 피워라.”(영화 ‘여배우들’에서 윤여정이 김옥빈에게 던진 대사)

‘국민엄마’로 불리는 배우 김해숙이 최근 한 토크쇼에서 “연기를 위해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끊지 못하고 있다.”고 고백을 했다.

공인인 배우가, 그것도 여배우가, 그것도 ‘엄마’ 전문 여배우가 흡연을 한다는 발언에 토크쇼 진행자들은 “그래도 국민엄마가…”라며 우려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들의 반응은 “연기 열정이 대단하다.”는 반응보다 훨씬 익숙하다. 여성 흡연에 대한 편견이 아무리 줄었다지만, 으슥한 골목을 찾는 여성 흡연자들의 발걸음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인도 이러한데, 이미지로 먹고 사는 여배우들에게 흡연은 특히 어려운 과제였다. 남자 배우들은 너도나도 피우는 ‘애호식품’일 뿐인데, 여배우가 피운다는 뒷얘기가 들리기만 하면 수군대기 일쑤였다.

그런데 시대가 정말 바뀐걸까. 김해숙의 흡연 고백에 ‘찬사’일색을 보내는 네티즌들이 댓글이 유독 눈에 띈다. 블로그, 카페 등에도 그녀의 흡연을 ‘옹호’하는 글이 지천이다.

대부분은 “여자가 담배피우는게 뭐 어때서”, “남녀평등, 말로만 외치지 말고 실천하자.”, “본인은 못 끊으면서 여자 흡연자에게 비난하는 남자가 가장 꼴 뵈기 싫다.”등의 의견을 남기며 그녀의 흡연, 아니 여성의 흡연을 지지했다.

이러한 반응을 조합해 보니, 더 이상 대한민국은 여성흡연자를 차별하지 않는 세상인 것처럼 보인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뜨겁게 응원하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한 발자국 떨어져 생각해보면, 우리 사회는 여전히 여성흡연자에게 많은 눈길을 보낸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여자가 담배피우는게 어때.”라는 반응은 난무하지만, “남자가 담배피우는게 어때.”라는 말은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다.

‘남녀평등’을 주장하는 배경에는 ‘남녀가 아직 평등하지 않다.’는 전제가 있기 마련이다. 여성의 흡연문제 또한 이와 비슷한 논리다.


진정 흡연에 대한 남녀평등이 이루어진 사회라면 “여자도 담배피울 수 있다.”가 아니라 이제는 “성(性) 구별말고 금연하자.”라는 주장이 나와야 옳다.

그러니 다음번에는 또 다른 여배우가 ‘골초’라고 고백한다면, 이런 댓글이 ‘베플’로 선정되길 바란다.

“웬만하면 끊으시고, 당장 끊지 못한다면 비흡연자를 위해 길거리 흡연은 피해주세요.”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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