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변하게 하는 힘은 바로 ‘사랑’이라고 하였듯이 대성은 댓가없이 은조의 반항을 이해하고 분노를 삭히도록 도와줬다. 결점이 없어 보이고 남부럽지 않을 것처럼 보이던 대성은 버림과 거절이 두려웠던 은조에게 오히려 ‘나를 버리지 마라. 내 옆에 있어다오.’하면서 은조를 잡는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은조는 대성의 사랑을 깨닫게 되면서부터 대성도가에게 필요한 사람으로 변하게 됐다.
사람이 변하게 되는 것은 어떠한 계기가 있기 마련이며 이런 계기는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런 기회를 포착하는 능력에 따라 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은조에게 대성이가 죽기 전 이런 기회가 여러 번 있었다. 그러나 자신이 갖고 있었던 내적인 여러 가지 문제가 있어 이런 기회를 알아채지 못했고 대성의 갑작스런 죽음이후 자신이 만든 누룩으로 대성도가를 살릴 수 있음을 확인한 뒤 대성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하면서 은조는 변화하게 된 계기가 된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보다 더 사회에 잘 적응하기 위해서 변하기 원한다. 자신에게 좋지 않은 사회적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 또는 자신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정신과에 방문 상담을 원한다. 그리고 상담을 통해서 보다 더 나아지기를 바란다. 불편하고 불안한 마음을 해소하기 위해서 정신과 상담을 받기를 원했으니 정신과적인 상담을 받으면서 불편한 심정이 바로 당장 해결되기를 바란다. 그러면서 상담을 통해서 위로받고자 한다.
그러나 정신과 상담 치료는 불편한 마음이 저절로 나아지는 위로가 아닌 상담을 통해서 변하고자 하는 노력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서 그동안 자신이 경험하고 받아들었던 것을 상담을 통해서 그동안 경험했었던 것이 잘못 되었음을 깨달아야 한다.
은조는 자신을 빼놓고 모두가, 그러니까 효선이나 엄마 강숙이 변화하고 성장했음을 깨달았었다. 효선이는 “병든” 은조와 강숙을 “믿을 수가 없을” 정도의 품으로 끌어안아 줄 수 있을 만큼 컸고, 강숙은 “얼굴을 들지 못하는” 수치를 배웠음을 깨닫게 된 것과 같다.
이런 깨달음은 날카로운 발톱을 세우고만 살아왔던 은조가 주변 사람들의 따뜻한 사랑을 이해하고 물들면서 변화했고 엄마가 없는 동생을 위해서 아이돌 그룹 노래를 따라 부르면서 율동을 익히는 등 보다 더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기 위해서 변화를 시도하게 된다.
기훈이 8년 전 세상을 향해 발톱을 세웠던 18살 소녀 은조에게 썼던 편지는 그동안 냉랭하게 대해왔던 은조로 하여금 자신의 마음의 빗장을 열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편지를 효선이가 은조에게 공개함으로써 편지를 본 은조는 자신에게 모든 것을 걸었던 기훈의 마음을 깨닫고 기훈의 사랑을 받아들이게 된다.
은조가 대성도가의 옹기라면 누룩은 대성 마음을 이해한 은조의 마음과도 같다. 주변의 따뜻한 사랑은 누룩이 잘 익어가는 좋은 환경이 만들어 줬고 이런 환경에서 은조가 따뜻한 사람으로 변화되었듯이 누룩이 발효해 좋은 술이 되었다. 이 술이 옹기에서 나와 가장 처음으로 맛보게 된 것은 바로 기훈인 것이다.
이처럼 정신과 상담은 대성이 은조에게 보여준 것과 같다. 그러나 극중에서 보여준 은조처럼 변화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번뇌와 노력없이 정신과 치료는 소용없다. 따라서 정신과 치료는 지금 당장 마음을 편안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닌 힘든 과정과 같다.
사랑샘터 소아정신과 원장 김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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