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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이승엽 시프트’는 계속될까

작성 2011.02.18 00:00 ㅣ 수정 2011.02.18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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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35)이 일본진출 첫해(2004년)에 부진했던 것은 리그 적응 문제였을까. 그리고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이승엽 공략법은 그때와 비교해 보면 어느 정도일까. ‘아시아 홈런왕’이란 거창한 수식어를 안고 일본 무대에 뛰어든 이승엽의 성패는 시범경기에서부터 결정난것이나 다름 없었다. 지바 롯데와 시범경기를 치른 세이부 라이온스는 경기 후 이승엽의 약점과 공략법을 알아냈다. 당시 세이부 감독이었던 이토 츠토무(현 LG 트윈스 배터리 인스트럭터)는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변화구와 몸쪽 빠른 속구, 특히 결정구를 몸쪽 높게 던지면 틀림없이 이승엽의 배트가 나온다는걸 파악했다.

최근 몇년동안 부진했던, 아울러 지금에서야 이승엽의 공략법이 알려져 있기에 특별하게 생각할 것은 없지만, 당시만 해도 이러한 분석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한국에서는 몸쪽,바깥쪽을 가리지 않고 홈런을 쳐냈던 이승엽이었기 때문이다. 현역시절 최고의 수비형 포수라 칭송받던 이토의 이러한 눈썰미는 이후 다른 팀에게까지 영향을 미쳐 이승엽 공략법이 설정되기도 했다.

또한 몸쪽을 너무 의식하고 있기에 바깥쪽으로 공이 오면 순간적으로 잡아 당겨 치려 한다는 것도 파악했다.

그래서 생긴것이 ‘이승엽 시프트(Shift)’였다. 투수들은 의식적으로 몸쪽으로 공을 뿌렸으며 수비수들은 센터라인을 중심으로 좌측을 포기하고 우측으로 이동시키는 그만의 시프트가 탄생된 것이다. 이러한 이승엽의 타격 스타일으로 인해 당시 바비 발렌타인 감독은 이승엽에게 밀어칠 것을 꾸준히 주문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던 이승엽은 결국 감독과 불화까지 겪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타자의 타격성향에 따라 수비수들의 수비위치가 바뀌는 수비 시프트의 원조는 ‘메이저리그의 전설’ 테드 윌리암스다.

테드 윌리암스가 활약하던 당시 그의 극단적인 잡아당겨치기식 타격을 보고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루 부드로 감독이 그를 잡기 위해 고안해 낸게 바로 시프트의 시초다. ‘루 부드로 시프트’가 탄생됐던 것.

그럼 당시 테드 윌리암스는 저런 수비시프트를 뚫고 어떠한 타격을 했을까.

놀랍게도 그는 자신의 타격스타일을 버리지 않고 주구장창 우측으로 잡아당겼다고 한다. 그 이유는 ‘ 우측으로 잡아당기면 안타몇개는 손해를 보겠지만 홈런은 더 치기 쉽다. 투수는 몸쪽으로 공을 던질것이고 나는 그걸 알고 게스히팅(Guess hitting)을 하면 되기 때문이다.’ 라고 언급했다. 테드 윌리암스는 수비수가 없는 좌측으로 가볍게 밀어치면 얼마든지 안타를 생산할수 있었지만 투수가 자신의 몸쪽으로 공을 던진다는걸 알고 노려쳤다. 수비 시프트와 게스히팅은 이렇듯 밀접한 관계가 있다.

올해 오릭스로 이적한 이승엽 부활의 열쇠는 여전히 밀어치기다. 요미우리 시절에도 보통 타자라면 3-유간을 꿰뚫은 안타성 타구가 3루수 글러브로 빨려 들어간 경우가 많았던게 이승엽이다. 안타성 타구가 잡히면 슬럼프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밀어쳐서 안타를 생산하기 시작하면 수비수들의 위치는 혼란스럽게 돼 있다.

현재 스프링캠프에서 이승엽은 공을 최대한 오랫동안 관찰한 후 스윙을 시작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

토스 배팅시 공이 최고 높이로 왔을때 스윙을 하는게 아닌 떨어지는 시점에서 스윙을 시작하고 있는 것.

이것은 당연히 공을 오래보고 밀어치겠다는 계산에서다. 이렇게 되면 밀어치기 효과에 더해 타격시 몸의 무게 중심이 뒷쪽에 머무는 효과도 얻게 된다. 체중을 끌고 나와서 스윙을 하는것이 아닌, 스트라이드(Stride)시 앞발은 멀리 내딛지만 상체는 뒤에 남아 사람 인(人)자 모양의 밸런스 형태를 띠는 것과 같은 원리다.


올해도 역시 ‘이승엽 시프트’는 계속될게 자명하다. 이걸 역이용해 상대팀 3루수와 좌익수들을 혼란스럽게 할 것인지는 이승엽 하기 나름이다. 스프링캠프에서 자신의 문제점도 알고 해법을 찾기 위해 노력중인 이승엽의 올 시즌이 궁금하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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